100원 동전은 104.6원짜리!
재료값 올라 동전들 ‘배보다 배꼽’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동전 소재로 쓰이는 니켈과 구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10원짜리에 이어 이젠 100원짜리와 50원짜리 동전마저 제작 비용이 액면 가격을 넘어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00원짜리는 니켈과 구리 비중이 각각 25%와 75% 된다. 50원짜리는 니켈 12%, 구리 70%, 아연 18%의 비율로 만들어진다.
이달 초를 기준으로 영국 런던시장에서 니켈은 톤당 5만21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005년 말 톤당 1만3372달러이던 가격이 2년여 사이 4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구리와 아연도 각각 톤당 7392달러와 3436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들 비철 금속의 국제 가격이 오르면서 동전의 소재 가격도 덩달아 뛰어오르고 있다. 지난 12일 현재 조달청의 비축 물자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100원짜리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소재 가격은 104.6원, 50원짜리는 52.58원이나 된다. 이론적으로만 따진다면 동전을 녹여 얻은 금속을 내다파는 게 이익이라는 얘기가 된다. 물론 수거 비용과 정제 비용 등을 논외로 하고 말이다.
한국은행은 100원짜리와 50원짜리 동전 소재를 좀 더 값싼 것으로 바꾸는 걸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은은 10원짜리 동전의 소재 가격이 액면 가격을 넘어서자, 지난해 말 소재를 구리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꾸고 크기도 훨씬 줄인 새 10원짜리 동전을 선보인 바 있다. 전 세계적인 원재료 가격 급등이 중앙은행에 또다른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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