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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하이트, 진로 인수 ‘독과점 논란’ 넘을까

등록 2005-04-04 18:16수정 2005-04-04 18:16

공저위“소주-맥주시장 달라”
주류업계“유통망 주무를 수도”

소주나 맥주나 술이긴 매한가지?

주종을 가리지 않는 주당들의 술좌석이라면 몰라도, 술시장의 독과점 여부를 가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석이라면 쉽지 않은 문제다. 최근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이 진로 인수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술시장 독과점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공정위가 맥주와 소주는 별개시장이라는 주장쪽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여서 주목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4일 “소주와 맥주는 수요 측면으로 볼 때 하나의 시장으로 보기보다는 별개 시장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밝혔다. 소주 애호가가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충분히 대체효과를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하이트맥주는 지난해 전국 맥주시장에서 58.2%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진로는 소주시장에서 55.43%를 차지했다. 경쟁업계에서 주장하는 대로 맥주와 소주를 같은 시장으로 본다면 독과점 논란에 부딪쳐 인수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 둘을 별개시장으로 보면 하이트로서는 독과점 논란에서 큰 고비를 넘기게 된다. 실제로 하이트쪽은 “소주와 맥주는 불황 때의 판매반응이나 계절적 수요도 상당히 차이가 난다”며 수요층이 다르다는 논리를 펴왔다. 하이트는 이르면 이번 주말 진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대로 공정위에 독과점 여부를 묻는 사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하이트주조 전북 점유율 42.5%…전국선 1.6%


그러나 하이트가 진로를 최종 인수하려면 넘어야 할 산들이 남아있다. 일단 소주와 맥주가 별도 시장이라 하더라도 유통망 등이 유사한 시장이어서, 두 기업의 결합이 실질적으로 경쟁제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면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유럽연합은 항공기엔진을 생산하는 제너럴일렉트릭이 항공전자 장비 업체인 하니웰을 인수하는 것을 불허한 바 있다. 둘다 항공기 핵심부품으로 한 제조업체가 두 부문 모두 독과점적 지위를 유지하게 되면, 끼워팔기나 묶어팔기 같은 폐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국내 주류업계는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유통망이 합쳐질 경우 비슷한 독점상황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또 하이트맥주 자회사인 하이트주조는 전북지역 소주시장에 진출해 있다. 하이트주조는 이 지역 소주시장의 42.51%를 차지해 진로(50.55%)에 이어 2위 사업자이고, 전국 소주시장에서는 1.63%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전국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상승은 미미해 큰 문제가 안될 전망이지만, 전북지역에서의 독과점 논란은 피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하이트맥주쪽은 “소주시장 기존 지분은 워낙 미미해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로선 지분매각 등을 고려하고 있진 않지만 공정위쪽의 종합적 판단을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진로 인수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하이트주조 지분 매각 등 다른 조건을 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한편 공정위는 “사전심사 청구가 들어오면 30일 이내에 입장을 밝히게 돼 있다”며 “비슷한 전례가 없는 만큼 예단을 갖지 않고 사실관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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