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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날개없는 가격추락’ 반도체를 어이할꼬

등록 2007-09-28 08:20

메모리 반도체 가격 추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추이
수요회복 미미한데 공급만 뜨거운 경쟁
업체들 “포기 안하면 이긴다” 치킨게임
하반기 들어 잠깐 오름세를 보이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다시 고꾸라지고 있다. 수요 회복세는 미미한데 공급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해져 이른바 ‘치킨 게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본격적인 시황 회복을 예상했던 업계와 증권가에선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두세 달 ‘반짝 랠리’ 그쳐=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 달 중순을 정점으로 갈수록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중개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 자료를 보면, 주력 제품인 디디아르2(512메가비트·667MHZ) 디램의 현물가(26일 기준)는 1.53달러로 지난 5월의 연중 최저가(1.7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한때 2.4달러까지 반등했지만 8월 하순부터 2달러를 밑돌더니 이달 들어서는 하락 폭이 더 깊어졌다. 휴대용 기기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싱글레벨셀 4기가비트) 가격도 8월 중순 18달러까지 올랐으나 이달 들어 8달러대로 툭 떨어졌다. 최대 성수기에 겨우 2∼3달 동안의 ‘반짝 랠리’에 그친 셈이다. 국내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전세계 메모리 시장 점유율 1·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핵심 경영자들은 최근 “하반기 시황이 예상보다 좋지 못하다”며 일제히 신중론을 폈다.

누가 버티나’ 증산 경쟁=최근의 반도체 가격 하락은 전세계 메모리 업체, 특히 디램 업체들의 출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 결과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수요 회복세는 그리 강하지 않은데 일부 후발업체들까지 거의 원가 수준의 출하 경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를 만하면 경쟁적으로 공급량을 늘리는 탓에 가격 상승의 폭과 기간이 극도로 짧아졌다는 얘기다. 실제 대만의 프로모스, 파워칩 등 시장점유율 5% 안팎의 후발 업체들은 급격한 수익성 악화에도 생산 능력을 계속 늘리고 있다. 이 연구원은 “선발 업체들이 고용량·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으로 이동하는 추세여서 대만 업체들은 조금 더 버티면 이들의 빈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셈법을 하고 있다”면서 “내가 먼저 투자를 줄이지 않으면 살아날 수 있다는 일종의 ‘치킨 게임’을 벌이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반도체업체 세계 디램시장 점유율 현황
주요 반도체업체 세계 디램시장 점유율 현황
위기인가 기회인가?=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지난 2분기에 5년여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인 3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하이닉스도 겨우 적자를 면했다. 반도체 가격이 호전됐던 3분기 실적은 전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4분기 이후이다. 증권가에선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 반복되면서 수익성 압박을 견디지 못한 ‘탈락자’들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내 업계의 대응은 공세적이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가격 하락에 대응해 “증산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증산으로 맞불을 놔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보라’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도 “투자 및 증산 계획을 조절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고 있다. 박정욱 에스케이증권 연구원은 “업계의 증산 경쟁과 가격 하락이 당장의 수익성에는 부정적이지만, 생산성과 기술력이 앞서는 선발 업체한테는 외려 ‘강자의 몫’을 늘릴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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