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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통신사간 공조 이미 깨졌다
‘후발업체 살리기’ 이젠 안통해

등록 2007-11-05 19:15

김재섭 기자의 뒤집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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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님을 믿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 하나로텔레콤의 한 임원이 농담처럼 한 말이다. 여기서 ‘큰형님’이란 케이티(KT)를 말하고,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은 케이티가 선택요금제를 내놓기로 한 것을 뜻한다.

지난달 에스케이텔레콤(SKT)이 가입자 간(망내) 통화료 할인 요금제를 내놓겠다고 했을 때, 케이티·하나로텔레콤·엘지데이콤·온세통신은 한목소리로 “유선전화 업체들을 죽이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허가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공동 명의로 정보통신부에 내기도 했다. 하지만 케이티가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기로 하면서 하나로텔레콤·엘지데이콤·온세통신과 공조도 끝났다. 후발 업체들 쪽에서 보면, 큰형님이 혼자 살겠다고 ‘동생’들의 손을 뿌리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케이티도 이를 의식한 듯 “새 요금제는 인터넷전화 사업자와 경쟁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속 모르는 이들은 “후발 업체들도 같은 요금제를 내놓으면 될 것 아니냐”고 묻는다. 케이티는 월 기본료를 2천원 더 내면 모든 국내 통화에 시내통화료를 적용하는 ‘전국단일 요금제’, 기본료 3천원을 더 낼 경우엔 통화시간에 상관없이 한번 전화를 걸 때마다 39원씩만 내게 하는 ‘통화당 무제한 요금제’, 월 기본료로 1만~3만5천원을 내면 추가 요금 없이 150~650분 통화를 하게 하는 ‘정액형 요금제’를 내놓기로 했다. 이용자 쪽에서 보면 통화당 무제한 요금제가 가장 눈길을 끈다.

하지만 후발 업체들은 ‘접속료(통신망 이용 대가)’ 부담 때문에 이를 흉내조차 내기 어렵다. 현재 유선전화 이용자 가운데 91%가 케이티 것을 쓰고 있다. 유선전화 통화 가운데 91% 가량을 케이티 가입자가 걸고 받는다는 뜻이다. 후발 업체 쪽에서 보면, 가입자가 거는 전화의 91% 이상에 접속료를 줘야 한다. 이런 상태에서 후발 업체들이 케이티의 무제한 요금제와 같은 것을 내놨다가는 케이티에 줘야 하는 접속료 때문에 수입보다 지출이 더 커질 수 있다. 수입은 시간에 상관없이 한 통화당 39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접속료는 1분당 18원씩 지불하는 탓이다.

앞서 이동통신 업계에서도 공조체제에 균열이 생겼다. 후발인 케이티에프와 엘지텔레콤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큰형님’인 에스케이텔레콤이 소비자와 시민단체들의 요금인하 요구를 잘 막아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에스케이텔레콤은 (가입자간) 망내 통화료 할인요금제로 이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뒤늦게 망외 통화료까지 30% 할인, 망내 통화료 무료화 카드를 동원했으나 역부족이다. 게다가 무제한 요금인하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통신업체들 간의 공조 균열로 정통부가 그동안의 ‘주자(통신업체) 보호 함정’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후발 업체 죽이는 것’이란 논리가 통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 쪽에서 보면, 반갑기 그지없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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