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세아들에 2천억대 주식 증여

한화 김승연 회장

한화 300만주 분배 관심…경영 복귀 움직임속 30억 성금
증여세 1500억원 이를듯

한화의 김승연(사진) 회장이 지난 15일 일본에서 귀국하자마자 세 아들들에게 그룹의 지주회사 구실을 하고 있는 ㈜한화의 지분 4%(시가 2022억원)를 물려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17일 공시를 통해 “김 회장이 ㈜한화의 주식 300만주를 큰 아들 동관(24)씨에게 150만주, 둘째와 셋째 아들인 동원(22)·동선(18)씨에게 각각 75만주를 증여해 김 회장의 ㈜한화 지분율은 20.97%에서 16.97%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로써 동관씨의 지분은 4.44%에서 6.44%로, 동원·동선씨는 1.67%에서 2.67%로 각각 오르게 됐다.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 쪽은 “그동안 김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지분을 넘겨왔고 증여세도 다 물어왔다”며 “아직 아들들이 군대에 있거나 학생 신분이라 경영권 승계를 논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김 회장은 증여 뒤 석달 안에 50%의 증여세를 낼 예정인데, 얼마전 부인 서영민씨에게도 ㈜한화 주식 136만주를 증여한 터라 자진납세에 따른 일부 할인을 받더라도 모두 1500억원 안팎을 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요양 석달 만에 귀국한 김 회장이 언제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할지, 경영일선엔 어떤 형태로 복귀할지가 주목된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대선이 끝난 직후 우선 충북 음성 꽃마을로 내려가 올 연말까지 머물며 사회봉사명령을 이행할 계획”이라며 “하루 8시간씩 일해도 200시간을 이행하려면 꼬박 한달이 걸리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시작할 것을 회장에게 권했다”고 전했다. 한화그룹 쪽은 그동안 직원들을 서울시내 보육원 등에 보내 회장이 일할 시설을 점검하는 등 김 회장이 사회봉사명령을 이행할 다른 후보지 2~3곳도 물색해놓은 상태다.

한화는 그룹차원의 경영을 빨리 정상화하려면 김 회장이 하루빨리 경영일선에 복귀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화는 그룹 임원인사도 내년으로 미루고 있는 상태다. 김 회장은 이미 주력사인 ㈜한화의 대표이사를 사퇴했고, 집행유예 이상을 받으면 석달 안에 물러나야 한다는 건설업법 규정에 따라 한화건설, 한화엘앤시(L&C), 한화테크엠의 대표이사직도 이날 물러났다고 공시했다. 실질적으론 주요 경영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있다지만, 이런 상황에선 대외적으로 경영 정상화의 모습을 갖추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선 올 성탄특사나 내년 삼일절 특사명단에 김 회장이 포함된다면, 사회봉사명령 이행 뒤 내년 봄께 주력사 대표이사 복귀 등 경영일선 복귀가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면을 받으면 대표이사 복귀에 법적 문제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날 사회복지모금공동회에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며 30억원의 성금을 전달하며 이 가운데 5억원은 ‘특별지정 기탁’으로 태안지역 복구지원에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화의 올해 연말 성금은 지난해의 3배 규모이다. 또 이와 별도로 충남도청에도 태안복구 지원금 5억원을 기탁했다. 김영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