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전 공정위장
강철규 전 공정위장, 새 정부 정책에 쓴소리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 등 참여정부에서 재벌정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던 강철규(사진) 전 공정거래위원장(서울시립대 경제학부)이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지난 30일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새 공동대표로 취임하는 자리에서다.
강 전 위원장은 취임 연설에서 “작금의 현실은 그동안 애써 이룩한 경제정의의 틀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문을 연 뒤 “불공정 거래나 비리 등 타자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까지 모두 묵인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강 전 위원장은 “4~5% 성장이 정상적인 우리 상황에서 7% 경제성장 약속은 국민을 속이거나 죽지도 않은 경제를 살린다는 정략적 구호일 뿐”이라 비판했다.
그는 새 정부에 “친기업적인 것은 기업의 긍정적인 면을 북돋우고 부정적인 측면을 과감히 척결하는 것이어야 하며,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자유경제를 보장하되 공정한 경쟁이 되게 해 건강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출총제 폐지는 순환출자 금지 등 대안 마련 뒤, 금산분리 원칙은 지키되 금융감독을 철저히 한다는 전제 아래 완화 여부를 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강 전 위원장은 “되살아나려는 부동산 투기, 재벌의 반칙출자, 정경유착 근절에 대한 감시활동을 통해 잘못을 지적하고 이의 시정을 위해 강력한 실력투쟁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해, 앞으로 경실련 활동의 방향을 가늠하게 했다.
이날 공동대표에는 강 전 위원장과 함께 이근식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김성남 변호사, 김용채 조선대학교 이사장이 선출됐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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