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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요금인하’가 아닌 ‘할인’? SKT 혹시 숨긴 의도 있나

등록 2008-02-11 19:06수정 2008-02-11 21:22

김재섭 기자의 뒤집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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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기자의 뒤집어 보기 /

‘할인.’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지난 4일 ‘통신비 절감방안’을 발표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한 표현이다. 7쪽짜리 보도자료를 만들면서 할인이란 단어를 68번이나 사용했다. 새로 마련하겠다는 요금제마다 할인이란 단어를 넣었고, 새 요금제를 설명할 때도 같은 표현을 썼다. 국어사전에는 할인을 ‘일정한 값에서 얼마를 빼준다’는 뜻으로 풀이해 놓고 있다.

가입자의 통신요금 부담을 줄이는 방법은 요금을 내리는 것이다. 그리고 요금을 내릴 거면 ‘인하’라고 하거나 ‘낮춘다’라는 표현을 써도 된다. 하지만 에스케이텔레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할인이란 표현을 고집했다. 별 것도 아닌 것을 갖고 트집을 잡으려고 한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 업체들의 그동안의 행태로 볼 때 뭔가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솥뚜껑 보고 놀란 가슴 자라 보고도 놀라는 것’과 같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10여년 전 문자메시지(SMS)와 발신자전화번호표시(CID)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부가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엄청난 ‘의도’가 숨어있었으나 이용자와 시민단체 모두 눈치채지 못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문자메시지를 처음에는 무료로 제공하다 건당 10원으로 유료화했다. 문자메시지 이용료는 이어 20원으로 올랐고, 다시 30원으로 인상됐다. 시아이디 요금은 월 2500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이용자와 시민단체들이 “문자메시지와 시아이디는 음성통화 서비스를 위해 구축된 통신망에 들어있는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라 원가가 추가로 들지 않는다”며 정보통신부가 나서서 두 가지 모두를 무료화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통부는 “문자메시지와 시아이디는 부가서비스라서 정부가 요금을 올려라 내려라 할 수 없다”며 발을 뺐다.

지난해 이동통신 업체들은 가입자 간(망내) 통화료 할인 요금제를 내놨다. 월 2500원을 더 받는 대신 망내 통화료를 에스케이텔레콤은 50%, 엘지텔레콤(LGT)은 무료화했다. 망내 통화료를 할인하는 대신 더 받는 2500원은 기본료나 다를 바 없다. 이를 들어 망내 통화료 할인을 빌미를 기본료를 대폭 올렸다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동통신 업체들은 2500원에 대해 기본료를 올린 게 아니라 ‘부가서비스 이용료’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왜 그랬는지는 앞으로 내놓기로 한 결합상품의 할인내역을 보면 알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가입자를 가족 단위로 묶어 이용 기간에 따라 기본료를 최고 50%까지 깎아주는 휴대전화 동종 결합상품을 4월에 내놓기로 했다. 케이티(KT)도 집전화와 초고속인터넷(메가패스)을 함께 쓰고 있는 가입자들이 휴대전화(쇼)와 인터넷전화 등을 추가로 이용하면 각각의 기본료를 깎아주는 결합상품을 이달 안에 내놓기로 했다. 만약 이동통신 업체들이 망내 통화료를 깎아주는 대신 더 받는 2500원을 기본료라고 했다면, 결합상품의 요금할인액이 그만큼 더 커진다. 하지만 이동통신 업체들은 이를 부가서비스 이용료로 분류해, 기본료 할인액을 그만큼 줄였다.

물론 이런 행태를 갖고 에스케이텔레콤이 ‘할인’을 고집한 것에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아무런 의도도 없이 할인이란 표현을 고집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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