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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규제부담 털어낸 재벌, 몸집불리기 본격 시동

등록 2008-03-30 21:26

올해 주요 인수·합병 대상 기업
올해 주요 인수·합병 대상 기업
출자총액제한 등 풀려 치밀한 M&A전 예고
대우조선 등에 ‘군침’…“경제력 집중” 우려도
이명박 정부의 본격적인 규제완화 움직임은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더욱 불리려는 대기업들에게 ‘날개’를 활짝 달아준 꼴이다. 때마침 올해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쳤으나 아직껏 채권단 관리 아래 있는 알짜배기 매물들이 잇따라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올해 인수·합병 시장은 출자총액제한제와 상호출자·채무보증 제한에서 풀린 거대 재벌들간 ‘전쟁터’로 번질 조짐이다.

■ ‘빅3’ 누구 손에? =당장 올해 인수·합병 시장의 ‘빅3’ 매물로 불리는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가 관심거리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8일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직접 소비재가 아닌 반도체 같은 분야의 기업결합은 세계시장과의 경쟁을 고려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하이닉스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삼성전자나 엘지전자 쪽은 하이닉스의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반도체 업계가 수출 업종 1위이면서도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으로 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는 상태이므로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교통정리를 유도해나갈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가총액이 7조원을 넘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작업도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6일 매각 주간사 선정 절차에 착수한 산업은행은 오는 8월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특히 현대중공업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건설 모두 현대중공업이 충분히 탐낼 만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현대중공업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등장시킨 광고를 내보낸 것을 두고, 현대중공업 쪽이 현대건설 등을 인수해 현대가의 중심에 서려는 뜻이 담긴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원론적으로 규제가 해소된다는 점은 환영한다”면서도 “원래부터 동종업계에 대한 출자는 제한을 받지 않았으므로 새로이 현대중공업이 수혜를 받게될 것이라고 보는 건 무리”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 부실 확대와 경제력 집중 우려도=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금지 대상 기준이 자산규모 5조원으로 확대되면서, 당장 자산규모 2조~5조원대 대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전망이다. 하이트맥주, 동양화학, 한솔, 농심, 태영, 한국타이어, 오리온 등 중견재벌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중 주요 매물을 챙기는 그룹은 한순간에 재계 순위에서 몇 단계나 뛰어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조처로 자칫 무분별한 투자에 나서는 중견 대기업들의 채무보증이 크게 늘어 부실 위험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외환위기 당시 직격탄을 맞은 한보, 진로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여기에다 출총제 폐지 등 잇따른 규제완화로 인해 총선 이후 본격화될 주요 공기업의 매각작업이 재벌에 크게 휘둘릴 우려도 크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자산규모 200대 기업의 지배권 변동을 분석한 결과, 설립 이후 지배권 변동이 나타난 71개 기업 중 절반을 넘는 39개사가 공기업 민영화 또는 구조조정기업 매각 과정에서 재벌 계열사로 편입돼 재벌의 경제력 확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교수(경제학)는 “기업활동의 족쇄를 푼다고는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업활동에 유리할지는 몰라도 소수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부추겨 중장기적으로는 국민경제의 위험을 키우고 성장활력도 오히려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우성 김영희 이형섭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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