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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배당투자에 왕도는 없다

등록 2008-05-12 23:01

한국쉘석유 배당투자 시뮬레이션
한국쉘석유 배당투자 시뮬레이션
배당락 뺀 시가배당률 반토막 나기 십상
과거 통계보다는 코스피 움직임 주시해야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 잡이 /

지난주엔 오바마보다 오마하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 발언 중 한국 주식 관련 립서비스는 두 가지였다. 국내 언론 보도만 보면 “한국에서 더 많이 샀어야 했다”는 탄식과 “미국 금융주보다 한국 주식이 낫다”는 찬사가 교차됐다. 하지만 버핏의 발언 맥락과 원문을 들여다보면 좀 사정이 다르다. 소액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주주의 질문에 “수천 가지의 기회(thousands of opportunities)가 널려 있다”며 그중 한 가지 예로(for example) 한국주식을 들었을 뿐이고 그것도 수년 전(a few years ago)의 상황임을 전제했다. 한국 주식을 추가로 샀냐는 질문에 “아마도 나중에는(probably later) 살 수도 …”라고 얼버무린 데서도 버핏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다.

■ 버핏의 무배당 소신 가치투자의 대가가 이끄는 버크셔가 40여년 동안 현금배당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니 뜻밖이다. 그것도 지주회사가 말이다. 마침 주총장에 참석한 12살 소년이 버핏 할아버지에게 “왜 배당을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버핏은 영원한 동반자 찰리 멍거 부회장과의 2005년 대담에서 “지금까지는 무배당 정책이 옳았지만 앞으로 현금을 투자하지 않고 쌓아놓기만 하면 (배당이슈에 대한) 입증 책임은 우리에게 지워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주식을 사는 태생적 이유는 배당에 있다. 받게 될 배당액을 현재가치로 할인해 기업의 적정 주가를 산출하기도 한다.

■ 시가배당률 착시 현상 증권선물거래소가 12월 결산법인 중 지난해 현금배당을 실시한 4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시가배당률(배당금/배당락 전 5거래일 종가 평균)은 2.03%로 나타났다. 시가배당률이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5.22%)를 웃도는 종목은 9개에 그쳤다. 시가배당률 1위는 에쓰오일(16.08%)이었고 한국쉘석유(10.76%)가 그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지난해 이 두 기업에 투자했다면 두자릿수 수익률이 실제로 가능했을까? 함정은 배당락에 있다. 배당락이란 배당 권리를 잃음에 따라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에쓰오일의 주당 배당금은 5125원(중간배당 제외)이었는데 배당락일에 주가는 3000원이 하락했다. 배당
한광덕 기자
한광덕 기자
락을 차감한 실제 시가배당률은 반토막 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의 현금배당은 미국과 달리 연말 배당락이 발생한 뒤 다음해 2~3월께 배당액을 공시한다. 1998년 이전에는 전년도 배당금을 기준 삼아 강제로 배당락을 실시했는데 지금은 미래 배당에 대한 시장의 예측에 맡겨지고 있다. 배당소득세와 할인율의 변수로 배당락은 실제 배당금보다 적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배당락일 전후 차익거래를 시도하는 것이다.


■ 배당투자에 왕도는 없다 증권 전문가들은 과거 수년간 통계 자료를 내보이며 배당 기대감이 반영되기 시작하는 9월의 길목에 주식을 사서 찬바람이 부는 12월 중반이나 배당락을 빠르게 회복하는 2월 말에 파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이러한 매매 공식을 지난해 시가배당률 상위 5개 종목에 적용해 봤더니 불행히도 1개 기업(한국쉘석유)을 빼곤 모두 빗나갔다. 손실률이 30%대에 이르는 종목(율촌화학)도 나왔다. 배당 전략 자체보다는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결과지만 주가는 과거의 통계를 비웃고 술 취한 갈지자 걸음을 걷는다는 랜덤워크 가설의 교훈을 새삼 확인한 셈이다.

한광덕 기자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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