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물 무료서비스 폐지 등 검토
로스앤젤레스를 여행하던 김기동(36·가명)씨가 뉴욕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비행기를 타다 뜻밖의 일을 겪었다. 공항에서 발권을 해주던 항공사 직원이 난데없이 15달러를 요구했다. 수하물로 부친 10㎏짜리 가방이 문제였다. 이런 가상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과거 일정한 무게를 초과하지 않으면 공짜로 실어줬던 미국 국내 승객의 수하물에 오는 6월15일부터 개당 15달러의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1일(현지시각) 전했다.
초고유가에 따른 고육책이다. 배럴당 130달러대를 돌파하며 국제 유가가 폭등해 항공기 연료비가 애초 예상보다 30억달러(약 3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아메리칸항공은 국내 항공편 수를 11~12% 축소하고, 고용 인력과 75대의 항공기를 감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미국 2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도 수하물에 요금을 물리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비용 보전을 위한 선두 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곧 미국과 전 세계 다른 항공사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업체들이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항공업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21일 아메리칸항공의 모기업인 에이엠아르(AMR)의 주가는 올 들어 24% 하락한 주당 6.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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