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유가·곡물가 상승에 인플레 심각
‘금리인상’ 카드로 물가잡기 나서
‘금리인상’ 카드로 물가잡기 나서
고유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불붙은 인플레이션을 끄기 위해 세계 각국이 금리인상 처방에 나서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5일(현지시각)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지난 1년 동안 지켜온 4%의 기준 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히면서도, 다음달에는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고 강하게 암시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경보의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며 “다음번 회의(7월)에서 금리를 소폭 조정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고유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유럽연합(EU)의 5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나 오른 것으로 나타나자 나온 처방전이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의 발언에 대해 “다음달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것 같다”며 “물가 상승에 맞선 대응”이라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는 연 2%다.
유럽중앙은행의 움직임은, 물가 불안세에도 여전히 성장에 집착하고 있는 우리 정책 당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의 경우 5월 소비자 물가가 연간 관리 목표치(3.5%)를 훨씬 뛰어넘는 4.9%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로부터 금리 인하 압박을 받아온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게 한 대목이었다.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날 주요 외환시장에서 달러 값의 하락 요인이 됐고, 달러약세는 지난 며칠동안 하향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를 가파른 오름세로 되돌렸다. 5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 7월 인도분 값은 전날 종가에 견줘 배럴당 5.49달러(4.5%) 급등한 127.7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4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 의장은“지난 1년동안 물가 상승률이 3.5%로, 우리가 원했던 것보다 훨씬 높다”고 물가 상승을 우려했다. 이는 금리를 더는 내리지 않고, 오히려 올릴 수도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외신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대출) 부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한번 곤욕을 치른 연준이 관리 대상 목록에 새롭게 물가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이 훨씬 심각한 아시아에서는 이미 금리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지난달 필리핀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9.6%, 인도네시아는 10.38% 상승했다.
중국, 인도 등도 최근 물가상승률이 8%를 넘고 있어, 통화 당국이 조만간 금리 인상 등의 조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치솟는 식량, 에너지 가격이 아시아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경제성장에서 이탈하지 않으면서 물가를 억제해야 하는 어려운 딜레마에 놓이게 했다”며 “고물가와 씨름하고 있는 대만과 타이가 조만간 0.5~0.25% 금리를 올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뒤를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는 5일 의장요약문 형식의 성명을 통해 “각료들은 (곡물가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인플레 기대가 고조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중국, 인도 등도 최근 물가상승률이 8%를 넘고 있어, 통화 당국이 조만간 금리 인상 등의 조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치솟는 식량, 에너지 가격이 아시아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경제성장에서 이탈하지 않으면서 물가를 억제해야 하는 어려운 딜레마에 놓이게 했다”며 “고물가와 씨름하고 있는 대만과 타이가 조만간 0.5~0.25% 금리를 올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뒤를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는 5일 의장요약문 형식의 성명을 통해 “각료들은 (곡물가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인플레 기대가 고조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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