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계획보다 3.9% 늘어…전경련 “원가인상 부담 기업이 흡수”
삼성, 현대·기아차, 엘지, 에스케이 등 국내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채용 규모가 애초 계획한 7만8천명보다 3.9% 많은 8만5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 회장단회의를 연 뒤 발표문을 통해 “국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고통을 분담하고 경제난을 극복하는 데 재계가 앞장설 것”이라며 하반기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밝혔다.
전경련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상반기 중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인원은 4만1700명으로 하반기에도 3만8800명의 신규 고용이 예상돼 올 전체로는 8만5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애초 계획한 7만8천명보다 3천명(3.9%) 정도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 3일 회장단이 내놓은 10% 채용 증가 약속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회장단은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업투자협의회에서 30대 그룹의 투자 진척사항 및 고용 동향을 점검해나가는 한편, 9월부터 업종별 대표기업이 우수 협력업체를 구직자에게 추천하는 ‘대·중소기업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오늘 회의에서 10% 추가 고용 목표에 이의를 제기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가능하다. 어려울 때일수록 좋은 인재를 많이 채용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도 “그룹 차원에서 채용을 10% 이상 늘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30대 그룹은 또 애초 계획한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전경련은 30대 그룹의 상반기 투자실적이 39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며, 하반기에도 55조2천억원의 투자가 예상돼 올해 전체 실적은 애초 목표치(94조9천억원)와 거의 비슷한 94조5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75조5천억원)보다 25.2% 늘어난 수치다.
또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어려움에 맞서 회장단은 생산성은 10% 올리고 원가는 10% 줄이는 노력에 나서기로 했다. 회장단은 “생산성을 10% 올리고 원가를 10% 절감하는 ‘10/10 캠페인’을 전개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제품원가 인상 부담을 기업 내에서 최대한 흡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 참석차 전경련회관을 찾은 재계 총수들의 말과 표정에는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에 대한 깊은 고민이 묻어났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고유가가 계속되는데 하반기 경영계획을 어떻게 수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하반기 계획을 세울 수 없을 정도다. 아주 어렵다”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은 “가격 등을 조정하면 하반기 실적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요즘 워낙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경영전략을) 수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석래 회장을 비롯 최태원 회장, 박삼구 회장, 조양호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정병철 상근부회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삼성, 현대·기아차, 엘지, 롯데 등의 그룹 총수는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이날 회의에는 조석래 회장을 비롯 최태원 회장, 박삼구 회장, 조양호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정병철 상근부회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삼성, 현대·기아차, 엘지, 롯데 등의 그룹 총수는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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