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사면된 기업들
12일 실시된 사면에 경제인들이 무분별하게 대거 포함된 데 대해 인권단체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재계는 크게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을 내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에 경제계가 앞장서달라는 뜻으로서 이해한다”며 “투자 활성화와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여 국민경제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대한상의도 “경제살리기와 국민화합 차원에서 이루어진 이번 사면을 계기로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에 더욱 힘을 쏟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기업풍토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총수가 사면 대상에 포함된 각 그룹들은 만족스런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형 확정 뒤 채 2달도 지나지 않은데다 법원의 사회봉사 명령을 따르는 도중 사면 혜택을 받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선진 노사 문화를 정착시키며, 중소기업, 협력업체와의 상생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사회공헌 활동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사회 봉사도 자발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집행유예 때문에 경영활동에 크게 지장을 받았던 것은 없지만, 사면으로 인해 마음의 부담을 벗고 기업활동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된 것 아니냐”면서 “외국 장기 방문 때 허가를 받아야 되는 등 제약도 많았는데, 이런 제약이 없어져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에스케이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국내외로 많은 사람들 만나고 진두지휘해야 할 비즈니스가 많은데 계속 집유가 걸려있어 부담이 됐었다”며 앞으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폭행 사건으로 사법처리를 받았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이날 “이번 사면은 저를 경제인으로 다시 되돌려 주었다”면서 “대한민국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 국가사회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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