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을 이용해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한겨레〉자료사진
애플, 단말기와 함께 개설한 SW 사이트 인기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 한달새 3천만달러 매출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 한달새 3천만달러 매출
애플이 지난달 11일 내놓은 3세대 아이폰이 전세계 이동전화와 소프트웨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에 애플이 아이폰 출시와 함께 개설한 아이폰용 소프트웨어 사이트 ‘앱스토어’(App Store)가 사용자와 개발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애플이 아이튠스로 온라인 음악시장의 환경을 바꿔놓은 것에 이어 모바일 환경에서도 일대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외신들에 따르면 3세대 아이폰은 한 달 만에 300만대가 팔려나갔으며, 앱스토어에서 사용자들이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은 횟수가 6천만건에 이르렀다. 특히 앱스토어에서는 날마다 100만 달러어치식의 응용프로그램이 팔려나가 한달 동안 3천만 달러의 매출이 일어났다.
앱스토어는 게임·교육용 유틸리티 등 다양한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을 무료 또는 적은 비용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가게다. 애플은 아이폰용 소프트웨어 개발툴을 공개하고 판매수익을 개발자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내걸어 아이폰을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제공을 독려하고 있다. 한달 만에 앱스토어에는 전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몰려 하루에 수백개씩의 프로그램이 등록되고 있다.
개발자들은 등록비용으로 99달러를 내면 자신이 만든 아이폰용 응용소프트웨어를 앱스토어에서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판매하거나 공짜로 나눠 줄 수 있다. 애플은 판매수익에서 신용카드 수수료와 사이트 관리비 등을 뺀 70%를 개발자에게 돌려준다. 애플 쪽은 첫 달에만 상위 10위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약 100억원을 벌어갔다고 밝혔다. 게임업체 세가는 1만원짜리 슈퍼몽키볼 게임을 20일 동안 30만개 넘게 팔아, 30억원을 벌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평생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이런 일은 없었다”며 “그동안 라디오 기능이나 안테나 등을 내세워 온 것과 달리 미래의 이동전화는 소프트웨어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전했다.
아이폰과 앱스토어는 2001년 이후 온라인 음악시장에서 아이팟과 아이튠스가 만들어낸 변화에 비견된다. 불법음원 거래가 중심이던 온라인 음악시장은 아이튠스로 인해 합법시장이 만들어졌고, 애플은 미국 음원 거래와 엠피3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했다.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는 창작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디지털콘텐츠 생태계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창작자에게 돌아갈 대가를 보장하는 구조로 더 많은 콘텐츠를 애플의 플랫폼에 모으고, 이는 애플이 만들어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지배권을 강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이폰이 판매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인 위피 탑재 의무화 때문에 외국 업체들이 진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위피 의무화로 인해 한국 통신시장이 섬처럼 고립되어간다는 지적에 따라, 방송통신위는 의무화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미 아이폰개발자그룹이 만들어져 아이폰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전세계 개발자들이 갖는 기회에 우리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세계 모바일 운영체제의 개방화가 대세인 만큼 위피 탑재 의무화 규정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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