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컴퓨터에서 윈도가 사라진다
MS, 윈도 대체할 웹기반 OS ‘미도리 프로젝트’ 추진
웹SW 이용 ‘클라우드컴퓨팅’ 큰 변화…관건은 보안
웹SW 이용 ‘클라우드컴퓨팅’ 큰 변화…관건은 보안
외근이 잦은 회사원 김희석씨는 얼마 전부터 노트북과 유에스비 저장장치를 갖고 다니지 않는다. 김씨는 피시에 엑셀을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업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김씨는 구글이 웹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구글 문서도구에 스프레드시트와 프리젠테이션 등 기존 자료를 옮겨놓고 처리하고 있다. 노트북 없이 출장을 가거나 유에스비마저 휴대하지 않았을 경우의 난감함도 사라졌다. 웹에서 하나의 파일을 관리하기 때문에 노트북과 회사 피시, 유에스비 등 여러 곳에서 작업을 하다가 유사한 파일이 여러 개 생겨나 겪었던 혼란도 사라졌다.
웹을 이용한 가상화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가상화 서비스란 이용자의 피시에 국한되지 않고, 웹의 자원이나 외부의 서버를 활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개별 프로그램을 웹에서 빌려서 쓰는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와 피시는 단말기 구실만 하고 작업은 웹에 접속해 이뤄지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들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하늘의 구름처럼 거대한 데이터센터의 자원과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자가 다양한 단말기로 접속해 활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출장과 재택근무가 늘고, 방문지에서 수시로 온라인으로 일을 하는 경우도 잦아지면서 컴퓨터 이용 환경이 달라진 것도 배경이다.
기업들에도 가상화 기술은 큰 혜택이 될 수 있다. 기업마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 않고도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아마존닷컴은 웹을 이용한 저장공간 서비스와 호스팅 서비스ㅈ의 대표기업이 됐다. 가상화 기술은 값비싼 프로그램을 꾸러미째로 구매하지 않고도 무료나 적은 비용으로 웹을 통해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국내에서는 엘지데이콤과 케이티 등이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임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상화 기술은 플랫폼으로서 웹을 지향하는 ‘웹2.0’에 적합한 서비스다. 웹이 플랫폼이 되면 이용자들의 피시가 특정 브라우저나 컴퓨터 운영체제로부터 독립되는 환경에 놓인다. 웹 가상화 환경은 컴퓨터 정보처리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10~20년마다 찾아오는 거대한 변화의 계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빌 게이츠는 “클라우드 컴퓨팅 혁명과 함께 제2의 디지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윈도와 익스플로러로 독점적 영향력을 누려왔던 마이크로소프트(엠에스)도 변화 앞에 섰다. <비비시>는 최근 엠에스가 윈도의 종말을 예견하고 있으며 윈도를 대체하기 위해 인터넷 기반 운영체제인 ‘미도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엠에스 오피스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는 구글에 대한 엠에스의 대응인 셈이다. 엠에스는 그동안 경쟁 소프트웨어의 출현을 막기 위해 소스코드 개방 요구를 거부해왔으나 올해 들어 윈도 비스타 등 일부 프로그램 소스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익스플로러 차기 버전은 웹 표준을 따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클라우딩 컴퓨팅의 관건은 서비스의 안정성과 보안이다. 대규모 해킹이 일어날 경우에 가상화 서비스는 치명적 위기에 처한다. 내 피시와 저장장치에 보관하는 것보다 가상공간에 맡기는 게 더 안전하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주요 기업들의 가상화 서비스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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