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세계1위 메모리 카드 제조사
낸드플래시 시장 장악 높일 의도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의 플래시 메모리 카드 제조업체인 미국의 샌디스크 인수를 검토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5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샌디스크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내부 검토 초기단계이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 인수 자문회사를 선정해 구체적인 검토작업을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토단계인 삼성전자는 조심스러웠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아침 하락 중이던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하는 등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쇄국적’이라는 일부 평가까지 받아왔던 전략 기조를 바꾼 것 아니냐는 기대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4년 미국 피시업체 AST 인수 실패 뒤 실질적으로 인수·합병 전략을 거의 배제해왔다. 이후 실적은 지난해 7월 이스라엘의 소규모 비메모리반도체 회사를 인수해 연구·개발 센터로 바꾼 것이 전부다.
실제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할 경우 지적재산권 사용료 절감은 물론 안정적인 수용처 확보 등으로 낸드플래시 시장 장악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플래시 메모리 기술분야의 권위자인 엘리 하라리 박사가 지난 1988년 설립한 샌디스크는 보유 특허만도 1천개가 넘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다. 샌디스크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낸드플래시 제조회사로부터 연간 5억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있으며, 차세대 저장장치로 불리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와 엠피3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995년 나스닥에 상장돼 4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약 30억3천만달러인데, 1년 전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급락해 적잖은 회사들이 관심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샌디스크가 일본 도시바와 함께 합작법인을 통해 일본에 생산라인을 3개나 갖고 있어 삼성전자가 인수에 나설 경우 도시바의 견제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 또 샌디스크의 주가나 몸값이 지나치게 치솟을 경우 인수협상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적잖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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