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용확대 거듭 밝혀…예전 내용 되풀이
이달 18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재계가 투자 및 고용 확대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화해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저녁 신라호텔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어 올해 600대 기업의 투자 목표 100조2천억원이 차질없이 집행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회장단은 4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채용 조사 결과, 올해 신규 채용 목표는 지난해에 견줘 12.1%가 늘어난 4만1404명으로 예상하고, 상반기(2만3591명)에 이어 하반기에 1만7813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회장단은 청년실업 해소대책의 하나로 회장단 소속 회사들이 시행 중인 대학생 인턴 규모를 현재의 6000명에서 1만명 수준으로 크게 늘리기로 하고, 이달 24일에 500여개 이상의 대·중소기업이 참여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채용박람회’도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오간 얘기는 대체로 이미 발표됐던 내용을 다시 한번 되풀이하는 데 그친 것이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이미 계획된 투자와 고용 계획을 차질없이 잘 하자고 다짐하는 것 이외에 뭐 새로운 얘기가 오갈 수 있겠느냐”며 “상반기에 45조 투자했으니 하반기에도 부지런히 55조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부회장은 이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재계의 입장을 정리하는 얘기가 오갔느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재계는 오는 18일 회동을 할 예정인데, 이는 지난 4월28일 열린 ‘민·관 합동회의’ 이래 5개월 만에 이뤄지는 만남이다.
한편, 사면 뒤 전경련 모임에 처음 얼굴을 내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2010년 하이브리드차 양산을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며 “협력업체, 벤처기업과 협력해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투자로 수평적 상생분위기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금호생명 지분을 파는 것과 관련해 “매각하는 방안과 전략적 파트너 찾는 방안을 모두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또,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든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은 “(대우조선 인수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만 짧게 말했다.
이날 회의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에스케이 최태원, 대림 이준용, 한진 조양호, 두산 박용현, 이건산업 박영주, 삼환 최용권, 코오롱 이웅열 회장과 롯데 신동빈 부회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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