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조처에도 불안 계속
나흘연속 3%이상 폭락·폭등
나흘연속 3%이상 폭락·폭등
미국 금융시장이 폭락과 폭등을 거듭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금융시장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내놓은 사상 최대인 7천억달러(약 795조원)의 구제금융 계획안은 증시에 곧바로 안정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시장이 과도한 비용으로 초래될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등 부작용에 주목하면서 달러가치가 폭락했고,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국제 금융시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미국 정부의 정책과 ‘월스트리트발’ 소식에 따른 급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관련기사 5, 14면]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0, 21일 차례로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안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를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강력한 금융시장 안정화 조처를 내놨다. 하지만 시장의 첫 반응은 차가웠다. 미국 증시는 22일 3% 넘게 폭락한 데 이어 23일엔 소폭 반등하며 개장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 직후인 지난 17일 4.06% 폭락한 데 이어, 나흘째 폭락과 폭등이 되풀이되는 장세를 이어갔다. 매일 350(약 3%) 이상의 변동폭이 나흘째 계속 나타난 것은 1896년 다우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모두 1조달러가 넘는 미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투입은 재정적자 확대란 악재로 돌변했다. 22일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2.5% 치솟은(가치 하락) 1.48(1유로의 교환가치가 1.48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단일 낙폭으로는 가장 크다. 지난 7월 중순 이후 계속된 강달러 기조마저 흔들릴 수 있다.
금융시장의 혼란은 지난 7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원자재 등 안전자산에 투자자들을 불러들였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는 이날 사상 최대 상승폭인 16.47달러(15%) 오른 배럴당 120.92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금융시장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21.03(1.44%) 오른 1481.37로 장을 마쳤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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