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악화·샌디스크 3분기 적자 등 이유로
삼성전자가 세계 1위 플래시메모리카드 업체인 샌디스크 인수 제안을 철회했다.
삼성전자는 22일 샌디스크의 엘리 하라리 회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샌디스크의 주식 2억2500만주를 주당 26달러(총 58억5천만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세계경제 환경 악화 등 상황 변화로 인해 샌디스크 인수가 주주들의 이익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최근의 금융위기 등 경제환경 악화, 샌디스크의 3분기 대규모 적자, 실적개선 전망 불투명, 도시바와의 합작 재협상, 인력 구조조정계획 등이 샌디스크의 기업가치를 추가 악화시킬 수 있어 더 이상 주당 26달러로 인수를 추진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9월17일 주당 26달러 인수제안 이후 샌디스크와의 협상에서 진전이 전혀 없었다”며 “샌디스크가 3분기에 2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주가가 14.76달러로 하락해 우리의 26달러 제안은 너무 높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쪽은 “26달러 인수제안은 철회한다는 입장이지만, 가격이나 추가협상 등 다양한 옵션마저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삼성전자는 매년 수억 달러에 이르는 지적재산권 사용료를 줄이고 플래시메모리 시장 장악을 위해 관련 지적재산권을 다수 갖고 있는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해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