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몸집 불리기 위기 키웠다
올 초부터 조선·건설 부진
신용공여액 1조3천억
주력계열사 두 곳이 27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시앤(C&)그룹은 최근 10여년 동안 해운업 호황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게 된 대표적 사례다.
지난 1990년 창업주인 임병석 회장이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한 칠산해운을 모태로 하는 시앤그룹은 해운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종잣돈을 밑천삼아 건설과 조선·패션 등으로 사업영역을 크게 넓혔다. 2005년엔 ‘유쉘’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건설사업에 뛰어들었고, 이듬해인 2006년엔 시앤진도를 시앤중공업으로 바꿔 조선업에까지 진출했다. 현재 그룹 내 임직원은 국내 2500여명을 비롯해 모두 6500여명이며,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은 1조8000억원에 이른다. 시앤중공업·시앤우방·시앤상선·시앤우방랜드·진도에프앤 등 상자사 5곳 등 모두 29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거침없이 내달리던 그룹에 시련이 찾아온 건 올해 초. 경기둔화 여파로 주력사업이던 조선업과 건설업이 부진을 보이면서 금융권이 잇따라 대출 회수에 나서자 급속도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이다. 자금난이 악화되자 시앤그룹은 우방이엔시, 시앤중공업 철강사업부문 등을 매물로 내놓은 것을 비롯해, 한강유람선 사업자인 시앤한강랜드를 공개 매각방식으로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앤그룹은 이런 자구책을 담은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지난 20일 금융권에 제출하며 마지막까지 자력 생존의 길을 모색해 왔으나, 결국 27일 주력계열사인 시앤중공업과 시앤우방이 워크아웃 신청에 이르게 됐다.
10월 말 현재 시앤중공업과 시앤우방의 금융권 채무액은 1·2 금융권을 합쳐 모두 5620억원에 이른다. 금융권에서는 시앤그룹 전체의 신용공여액이 1조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금융권 대출 5072억원과 2금융권 대출 3480억원을 비롯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도 약 45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이제 공은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채권단의 75% 이상이 워크아웃에 찬성하면 시앤그룹은 채무상환 유예와 부채 탕감 등의 지원을 받아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 나서게 된다. 만일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동의하지 않으면 담보물 압류와 경매 등 법적 처리절차가 뒤따르게 된다.
비록 채권단의 공식 결정을 앞두기는 했지만, 구조조정 작업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우리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시앤중공업의 1차 협력업체는 조선 기자재 납품업체를 중심으로 전남권에 200여곳이나 된다. 시앤중공업이 사업 축소에 나설 경우, 이들 협력업체는 감원은 물론 연쇄 도산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시공능력 62위인 시앤우방은 현재 전국 각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한주택보증 집계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아파트는 5개 단지로, 이 가운데 분양보증 대상은 모두 1594가구다. 경기 화성군 향남택지지구에 짓고 있는 우방유쉘(514가구)은 올 연말 입주 예정이고, 경북 구미시 신평동 아파트(123가구)는 내년 2월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주택보증 관계자는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받아들일 경우 입주민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부도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공사지연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신용공여액 1조3천억
시공능력 62위인 시앤우방은 현재 전국 각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한주택보증 집계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아파트는 5개 단지로, 이 가운데 분양보증 대상은 모두 1594가구다. 경기 화성군 향남택지지구에 짓고 있는 우방유쉘(514가구)은 올 연말 입주 예정이고, 경북 구미시 신평동 아파트(123가구)는 내년 2월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주택보증 관계자는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받아들일 경우 입주민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부도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공사지연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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