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와 결합상품 다양, 월 3만원대 이용도 가능
넷북 필요없으면 ‘단말기+선불요금제’도 ‘솔깃’
넷북 필요없으면 ‘단말기+선불요금제’도 ‘솔깃’
유에스비(USB) 모뎀만 꽂으면 어디서나 웹에 접속할 수 있는 휴대인터넷 와이브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와이브로는 한국에서 개발된 4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2007년부터 케이티가 서비스에 나섰지만 그동안 자주 끊기고 음영 지역이 많다는 이용자 불만이 높았다. 하지만 케이티가 지난 10월 와이브로의 속도를 2배 높이고, 서비스 지역을 서울시 전역과 수도권 19개 도시로 확대한 이후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와이브로 서비스가 새삼 주목받는 데는 서비스 품질 개선과 함께 미니노트북(넷북) 열풍 덕이 크다. 서비스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보급형 제품이 등장한 것이다. 작고 가벼운데다 배터리 이용시간이 길어져 휴대성과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 넷북 사용자가 늘면서 휴대인터넷 사용 요구가 늘어났다. 케이티도 와이브로를 체험할 수 있는 휴대용 디지털기기와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와이브로와 묶음으로 파는 상품들은 인터넷이 연결되면 그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넷북, 휴대용 멀티미디어 단말기(PMP), 내비게이션 등이다. 케이티와 제휴를 맺은 제품은 구입할 때 와이브로 가입을 약정하면, 보조금을 지원받아 기기를 싸게 살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결합상품은 단연 넷북이다. 8일 용산 전자랜드의 한 넷북 전문점 주인은 “와이브로 지원금을 받아 할인 혜택이 있는 넷북이 다른 노트북보다 더 많이 팔려 나간다”고 말했다.
와이브로 지원금을 받으면 50만~70만원 수준인 넷북을 10만~15만원 싸게 살 수 있다. 18~24개월 와이브로를 사용하는 조건인데, 약정기간 동안 무이자할부도 지원돼 매월 3만원대에 넷북과 와이브로를 쓸 수 있다. 지원금을 주는 넷북은 한국휴렛팩커드, 삼보, 삼성, 엘지, 고진샤 제품 등이다.
넷북을 사지 않으면서 와이브로를 저렴하게 쓰고 싶으면 선불요금제를 이용하는 길이 있다. 케이티는 현재 1년 단위로 와이브로 가입을 받고 있지만, 해지하는 고객을 묶어두기 위해 와이브로 선불요금제도 내놓았다. 선불요금제를 이용하려면 와이브로 단말기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1만원, 3만원 등 선불요금을 내면 하루(3000원), 1시간(1000원) 단위로 필요할 때마다 와이브로를 쓸 수 있다. 매월 1만원 의무 약정이 필요없고, 이따금 휴대인터넷을 사용할 필요가 생기는 사람에게 적합한 요금제다. 와이브로 단말기도 정식으로 사려면 10만원이 넘지만 인터넷 중고장터에서 해지 고객들이 내놓은 단말기를 2만~3만원에 살 수 있다. 회사원 김명석씨는 와이브로 중고단말기를 2만5천원에 산 뒤 5만원 선불요금을 내고 쓰고 있다. 김씨는 “의무약정 기간이 없어 좋고 인터넷 선이 없는 곳에서만 이따금 쓰는데 과금도 분 단위로 이뤄져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케이티는 8일 현재 19만명 수준인 와이브로 가입자 중 넷북 등 모바일 디바이스 결합상품을 통해 신청한 가입자가 2만여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케이티가 지난 7월 넷북 제조업체들과 제휴마케팅을 한 이후, 최근 와이브로 가입자의 30%는 넷북을 사면서 와이브로에 가입한 결합상품 가입자다.
자사의 티로그인과 서비스 성격이 겹쳐 와이브로 마케팅에 소극적이었던 에스케이텔레콤도 최근 프로모션 요금제를 내놓는 등 뒤늦게 와이브로 활성화에 뛰어들어 와이브로 고객 잡기 경쟁이 활기를 띨 조짐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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