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소액결제 시장을 놓고 기존 중소사업자들과, 신규 진출을 꾀하는 에스케이(SK)그룹 사이에 마찰이 일고 있다.
모빌리언스, 다날, 인포허브 등 3개 휴대전화 결제업체와 인터넷기업협회는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에스케이마케팅앤컴퍼니(SKM&C)의 시장 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에스케이텔레콤의 자회사가 휴대전화 결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9년 전 중소기업들이 특허기술을 통해 만들고 성장시켜온 시장에 무임승차하는 것”이라며 “공정경쟁을 해치고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에스케이엠앤시는 최근 휴대전화 결제사업자인 파네즈의 영업권을 인수하고, 내년부터 이 분야에 뛰어들기로 했다. 올 4월 설립된 이 회사는 오케이캐시백 사업을 해왔다. 자본금 3800억원에, 에스케이텔레콤과 에스케이에너지가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2조원대 규모로 성장한 휴대전화 소액결제 시장은 모빌리언스 등 3개 업체가 시장의 99%를 차지한다. 이들 3개 업체는 “에스케이 쪽이 신규사업 추가라는 까다로운 사업자 등록절차를 피하고,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우회진출하려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을 추구하는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기업협회 허진호 회장은 “휴대전화 결제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만 활성화된 경쟁력 높은 기술”이라며 “대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는 중소기업이 키운 국내시장이 아니라 외국시장 개척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쪽”이라고 밝혔다.
에스케이엠앤시의 정지원 뉴비즈개발그룹장은 “인포허브의 경우 효성에 이미 인수된 것처럼 이 분야를 더이상 중소기업 영역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그동안 결제 지연과 영업권 변동으로 기존 업체들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있는 만큼, 더 나은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업체들의 반발은 이해하지만 정책으로 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이통사업자인 에스케이텔레콤과 에스케이엠앤시가 특수관계여서 사업 이후 개별행위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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