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접근성’ 새 국제 가이드라인 발표
인터넷은 장애가 있거나 나이 든 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여야 한다는 국제기구의 권고안이 새로 나왔다.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은 최근 노인과 장애인들이 웹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웹접근성 가이드라인2.0’을 발표했다. 이 컨소시엄은 인터넷 창시자인 팀 버너스 리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웹의 표준을 개발하고 장려하는 민간 국제기구다.
이번에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시각, 청각 또는 인지적으로 제한된 능력을 지닌 이들이 쉽게 웹페이지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 개발지침이다. 가이드라인은 웹콘텐츠가 △인지 가능성 △작동 가능성 △이해 가능성 △확장 가능성의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제시했다. 예를 들어 ‘태풍 북상’ 동영상과 사진이 포함된 기사가 텍스트로 변환될 때 해당 동영상이나 이미지의 내용을 설명하는 텍스트 대체물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지침이다. 장애인들은 웹페이지를 읽기 위해 스크린 확대기, 점자 출력기, 음성 변환기 등을 활용하는 데 기존에는 텍스트 이외의 콘텐츠는 거의 변환이 되지 않아 불편이 컸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동영상 등의 웹콘텐츠에 적용되는 이 가이드라인은 1999년 제정된 이후 이번에 처음 개정됐다.
웹표준화 운동을 해오고 있는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는 “텍스트가 자동으로 음성변환될 수 있는 인터넷이야말로 시각장애인들에게는 혁명적인 미디어”라며 “정부를 비롯해 많은 사이트들이 별도의 장애인용 페이지를 만들어 관리와 업데이트를 부실하게 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장애인 차별”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내년부터, 민간은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장애인 웹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된다. 내년 4월부터 공공기관과 국·공·사립 특수학교, 특수학급이 설치된 국·공립학교, 장애전담보육시설, 종합병원, 사회복지시설이 1차 대상이다. 2013년부터는 사립유치원과 평생교육시설을 비롯해 모든 법인이 적용 대상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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