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올해 투자계획
상공회의소, 1014곳 조사…‘국내수요 부진’ 이유
올해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평균 30%씩 투자를 줄일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기업들이 실제로 집행한 투자 실적 역시 애초 계획보다 29%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2년 연속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의 주요 기업 1014곳을 대상으로 ‘2009년 설비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올해 투자를 지난해에 견줘 평균 29.5%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기업들의 지난해 투자실적은 애초 계획 대비 28.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올해 투자를 줄이는 이유로 ‘국내 수요 부진’(49.5%)을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다음으로 ‘수출 부진’(15.1%), ‘자금조달 애로’(12.2%), ‘기존설비 과잉’(10.8%) 등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25.8%)보다는 중소기업(-31.5%)의 투자 감소 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신발(-48.0%) 업종의 투자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감소 폭이 가장 클 업종으로 꼽혔다. 조선 및 기자재(-42.4%), 통신·방송 서비스(-40.8%) 업종도 투자 감소 폭이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에 반해, 전력·가스(-2.2%), 음식료품·담배(-19.9%), 석유화학·에너지(-21.8%) 업종은 상대적으로 투자 감소 폭이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밖에 기업 10곳 가운데 7곳 꼴(71.1%)로 올해 투자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고, 이 가운데 ‘매우 악화할 것’으로 내다본 기업도 31.9%나 됐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란 응답은 24.6%였고,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겨우 4.3%에 그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의 국내외 경기침체를 반영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부는 다양한 경기대책과 함께 무엇보다 금융지원 확대와 금융시장 안정 등 자금경색을 막기 위한 조처들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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