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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정부, 외환관리 초비상

등록 2009-02-18 19:56수정 2009-02-18 23:03

원-달러 1500넘길듯…외환보유액 2000억달러 아슬아슬
“차라리 폭탄 터져버렸으면” 불확실성 제거 조기수습 희망도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면서 환율과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외환당국의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환율 1500원과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보고 외환보유액은 2000억달러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 1500원 방어 어렵다 원-달러 환율은 18일에도 12.5원 올라 1468원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환율이 계속 오르는 것은 국내 요인보다는 대외 변수의 영향이 크다. 특히 아일랜드와 동유럽 몇몇 나라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 가능성이 국제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면서 달러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국내시장이라기보다는 뉴욕이나 싱가포르 등 역외시장이다. 동유럽에서 디폴트 선언이 나오면 당장 서유럽과 신흥국가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고 그 가운데 외채 규모가 큰 한국의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판단 때문에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단 환율이 1500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외채가 가장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의 악재가 그대로 반영되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환율은 단기적으로 지난해 최고점인 1513원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외환 딜러는 “제2 금융위기가 터진다면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상반기 중에 환율이 1500원대 중후반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외환보유액 아슬아슬 이런 상황 때문에 외환당국은 속수무책으로 오르는 환율을 바라보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2000억달러를 턱걸이하는 상황에서 환율을 잡자니 외환보유액이 깨지고 외환보유액을 지키자니 환율이 급등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몇몇 금융회사는 민감한 상황을 의식해 연구원들에게 “환율 1500원을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린 곳도 있다.

사실 국내의 외화 수급 상황은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다.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금 만기 연장 비율은 지난해말까지 5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1월 80%대로, 이달 들어서는 100%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평균 만기연장 기간도 3~6개월로 늘었다. 외국인들이 주식 순매도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지난해보다는 강도가 약하다. 수급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이 터질지 모른다는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다. 외환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차라리 동유럽에서 폭탄이 터져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두 나라의 디폴트 선언을 피할 수 없다면 일찍 문제가 터져서 수습 단계로 들어가는 게 그나마 환율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외환보유액을 지키는 길이라는 얘기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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