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상장사 부채비율
5년만에…평균 101.9%
10대 그룹 계열사의 평균 부채비율이 5년 만에 100%를 넘어섰다. 갚아야 할 빚이 자기자본보다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5일 삼성, 현대자동차 등 10대 그룹에서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상장사 73곳의 경영실적을 조사한 재벌닷컴의 자료를 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평균 101.9%로 나타났다. 2007년 말의 84.3%에 견줘 17.6%포인트 높아져, 2003년 말 118.2% 이후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삼성의 부채비율이 2007년 말 59.1%에서 지난해 말 77.7%로, 현대차가 86.5%에서 87.9%로 높아지는 등 금호아시아나와 롯데를 제외한 대부분 그룹의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이 314.2%로 가장 높았다. 선박을 건조하기 전에 받은 선수금이 부채로 잡혔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의 부채비율도 전년 190.8%에서 크게 높아져 278.7%에 이르렀다.
대기업 그룹들의 부채비율이 높아진 데 대해 재벌닷컴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생존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지난해 하반기 회사채 발행과 은행 차입 등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대기업들은 또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에 대응해 현금 확보에 적극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의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은 52조9천억원으로 2007년 말 40조1천억원보다 31.9%나 늘어났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과 만기 3개월 미만의 채권이나 유가증권 등 단기금융상품을 말한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던 금호아시아나는 2007년 말 1조3천억원이었던 현금성 자산을 지난해 말 3조9천억원으로 2조6천억원이나 늘렸다. 한화그룹은 1년 동안 2조1천억원, 에스케이는 3조원을 각각 늘렸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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