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추어·구글 등 검수과정 ‘구멍’
외국계 인터넷 키워드 광고회사들이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없이 도박을 비롯한 불법 인터넷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오버추어코리아와 구글코리아가 운영하는 인터넷 키워드 광고는 포털처럼 특정 사이트 한곳에만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포털·쇼핑몰·커뮤니티·언론사 사이트 등 키워드 광고를 하는 곳이면 대부분 노출되는 광범한 전파력을 지니고 있다.
포털이 외국 도박사이트를 홍보하고 있다는 보도(<한겨레> 14일치 8면) 직후, 네이버와 다음 등은 자사가 운영하는 키워드 광고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들을 바로 삭제했다. 하지만 ‘스폰서링크’ 영역에서는 도박사이트들이 여전히 노출되고 있다. 이는 포털의 스폰서링크가 오버추어와 구글 등 외국계 회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 정보 등 검수과정을 거치는 국내 포털과 달리 외국계 회사들은 사전 점검에서 소홀하다. 17일 현재에도 오버추어와 구글을 통해 노출되는 도박 등 불법광고는 사업자 정보가 없거나 가짜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짝퉁 판매나 도박사이트에서 피해가 생겨도 연락하거나 항의할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오버추어코리아나 구글코리아도 도박·모조품·마약 등 불법 사이트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내부규정이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 사전 점검과 함께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사이트의 광고 차단이 필요하지만, 이들 업체는 포털과 다른 기준을 적용해 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문제가 될 경우 광고를 내리는 이른바 ‘신고 뒤 처리’를 기본방침으로 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의 광고는 사전에 사업자정보 등을 따지지 않고 내용적으로 문제가 될 경우 삭제한다”고 밝혔다. 이런 방침 때문인지 구글의 스폰서광고에는 불법적 내용의 광고가 어디보다 많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포털들이 불법광고 정화 노력을 기울여도 별 효과가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폰서링크는 오버추어코리아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우리와 광고 기준이 달라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쪽은 “포털 키워드 광고의 불법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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