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 유지
“상반기 중에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갔다고 느끼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솔솔 피어나는 ‘경기 바닥론’과 반걸음 정도 거리두기에 나섰다. ‘돌다리도 두드려본 뒤 건너는’ 중앙은행식 행보로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5.25%에 머물던 기준금리를 지난 2월까지 6개월 동안 2.0%까지 가파르게 내린 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내리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성태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달 전 걱정했던 것보다는 조금 나은 지표가 나왔다”며 “전체적으로 지난해 연말과 같은 급격한 위축은 최근 들어 조금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파르게 가라앉던 경기 하강 속도가 다소 완만해지고 있다는 쪽으로, 한은의 경기판단이 조금씩 옮겨가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총재는 섣부른 ‘경기 바닥론’과는 분명하게 거리를 뒀다. 이 총재는 “경기상황이 워낙 불확실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면서 “경제가 움직일 때 보면, 내림세 중에도 일시적인 오름세가 있을 수 있어, 최근 한두달 동안의 현상은 극히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금리 인하 기조가 완전히 끝났다는 식의 해석을 경계하는 뜻도 드러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두달째 더 내리지 않았다고 해서 금융완화 정책 기조를 거둬들였다고 볼 필요는 없다”며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지를 완전히 닫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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