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한 켠에서 건설 공사가 한창인 아르에이치에프(RHF)공장 현장 모습. 쓰레기나 다름없던 슬러지와 더스트를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공장이다. PNR 제공
[녹색경제로 가는 길] <1부> 그린경제 현주소
④ 철강부산물이 자원으로
④ 철강부산물이 자원으로
포스코 ‘부산물→철강원료’ 재활용공장 9월 가동
경제적 효과 200억 넘어…“미래를 위한 투자”
“철컹, 철컹.”
지난 21일 찾은 포스코 포항공장 아르에이치에프(RHF) 공장 공사현장. 오는 9월 가동을 앞두고 공사 진척을 격려하는 외침소리와 중장비의 기동 소리가 뒤섞여 활기가 넘쳤다. 이 공장은 철강재를 만들면서 나오는 더스트(먼지 형태의 부산물)와 슬러지(수분이 함유된 진흙 같은 부산물)를 다시 재가공해 철강생산 원료로 재탄생시키는 곳이다. 쉽게 말하면 부산물 재활용 공장이다. 이미 부산물의 대부분을 다른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포스코에서도 이 공장의 의미는 적지 않다. 이 공장이 완성되면 그야말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 외에는 모두 재활용하게 된다.”(포스코 환경에너지실 장영도 차장) 포스코는 이미 부산물 가운데 98.7%(2007년 기준)를 재활용하고 있는데 이 공장이 완성되면 재활용률은 99.3%로 올라가게 된다.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더스트와 슬러지에는 철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아르에이치에프 공장은 이 더스트와 슬러지를 배합해 콩알 모양의 입자로 만든 뒤 고온으로 구워 ‘직접환원철’(DRI)로 만든다. 직접환원철은 철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철광석처럼 제철의 원료로 쓰이게 된다. 지금까지는 더스트와 슬러지를 건설현장 매립용 자재 등으로 내보내 왔는데 그나마도 판매한 것이 아니라 운송비를 직접 들여 필요로 하는 회사로 갖다줬다. 폐기하거나 매립하는 비용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그렇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인식 아르에이치에프 공장장은 “이 공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적어도 연간 130억원은 된다”고 설명했다. 연간 14만톤 정도 생산되는 직접환원철 값 50억원에다 그동안 들어가던 운송·처리비(연간 80억원) 절감액을 합한 금액이다. 포항·광양 두 공장을 합하면 그 경제적 효과는 2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포스코의 자원·에너지 재활용은 사실 놀라운 수준이다. 부산물이 대부분 재활용될 뿐 아니라 제철공장에서 사용된 용수도 98% 이상을 재사용하고 있다. 재사용 되지 않는 일부는 도로청소용 등으로 사용해 밖으로 내보내는 물을 거의 없애려 시도하고 있다.
포스코가 환경경영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국내에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채 인식되기도 전인 80년대부터다. 포스코가 출범 이후 지금까지 투자한 환경 관련 투자는 모두 3조4468억원으로 총 설비투자 누계액의 8.9%다. 장영도 차장은 “기본적으로 환경 관련 사업은 비용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접근하기 때문에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경제적 효과 200억 넘어…“미래를 위한 투자”
포스코 부산물 자원화율 추이
포항/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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