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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NHN 순이익 1천억 ‘비밀 포커방’에 물어봐

등록 2009-05-12 08:03수정 2009-09-2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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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검색광고 등 줄었지만 ‘한게임’ 20% 성장
게임머니 현금충전 등 사행성 논란에 고민도 늘어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엔에이치엔(NHN)은 올해 1분기에 사상 최고치인 32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1283억, 순이익도 분기 단위로는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기며 ‘좋은 성적’을 냈지만 고민이 깊다. 엔에이치엔은 지난 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사상 최고 매출과 순이익’을 언급하지 않았다. 웹보드게임산업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너무 높은 탓이다.

엔에이치엔 1분기 실적을 보면, 검색광고 등 다른 사업영역 매출은 모두 줄었으나 ‘한게임’은 116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8%나 성장했다. 한게임 단독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게임은 매출액 대부분이 포커 등 웹보드게임으로 이뤄져 있다. 김상헌 엔에이치엔 대표는 실적발표회에서 “한게임에서 웹보드게임의 비중은 88%로 전분기보다 2%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 애널리스트는 “매출 1조2천억원의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이 수익의 절반을 사행성 게임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 부각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게임의 포커와 고스톱은 사이버 게임머니를 이용하는‘합법 게임’이지만, 사행성 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게임은 아바타에 게임머니를 끼워 팔고 있는데 이용자 일부는 환전상을 통해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바꾼다. 한게임은 1만원에 게임머니 5억을 주는데, 11일 현재 환전상 사이트에서는 100억 게임머니 기준으로 ‘살 때 16만7000원, 팔 때 15만5000원’ 수준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거래된 게임머니는 한게임 포커 ‘비밀방’ 등에서 이른바 ‘수혈’이라는 짜고치기 방법으로 옮겨진다. 한게임은 이 과정에서 게임머니의 5%를 딜러비로 회수한다. 한게임 머니 구입한도는 1인당 월 30만원이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수십개의 아이디를 굴리거나 환전상을 통해 사고 팔고 때문에 판돈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단속과 처벌을 해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의뢰한 웹보드게임의 사행화 가능성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황승흠 국민대 교수(법학)는 “한게임 머니의 불법 거래 규모는 한게임 웹보드게임 매출 규모의 30~50%”라고 추정했다.

한게임은 지난해 6월 문화방송 <피디수첩>이 ‘한게임 사행성 논란’ 방송을 낸 뒤 된서리를 맞았다. 문화부는 당시 대책회의를 열어, 업체들한테 사행화 방지를 위한 행정지도를 했다. 아바타 금액을 3만원에서 1만원으로 낮추고, 풀베팅방과 자동베팅 기능을 없애도록 했다. 행정지도 이후 한게임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두달간 감소세를 보였지만, 바로 회복된 뒤 2분기 연속 성장세다. 한게임 포커가 사행성으로 연결되는 근본 구조를 건드리지 않는 ‘행정지도’와 ‘자정선언’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한게임 포커의 확산에는 아바타를 통한 게임머니 간접충전과 적극적인 통화량 관리가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게임머니 구매액이 늘면 총통화량은 증가해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전 시세도 떨어져야 하는데, 네이버 쪽의 교묘한(?) 통화관리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아바타를 게임머니와 분리해 팔거나 게임머니를 돈을 받지 않고 제공해 사행성 논란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있지만 당국도 업체도 눈을 감고 있다. 오히려 한게임 포커에서는 돈을 더 내고 플러스 회원이 되면 게임 등급이 올라가고 비밀방 개설 등 특권이 주어진다. 게임머니 보유한도도 2000억으로 올려주고 자릿세인 딜러비도 할인된다. 보유한도가 300억인 일반 이용자는 이겨도 한도를 넘는 판돈을 가져올 수 없다. 방장이 기본베팅액을 설정할 수 있게 한 것은 풀베팅제 없이도 판돈을 키울 수 있다. 엔에이치엔 쪽은 △한게임 포커의 회원별 등급 폐지 △계정당 게임머니 유통액 제한 등을 도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사행성과 과몰입을 막기 위해 게임 승부를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은 게임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채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엔에이치엔도 고민이 깊다. 정욱 한게임 그룹장은 “한게임 실적이 좋을수록 부담스러워지는 게 사실”이라며 “올해에는 게임 배급사업, 학습용 게임 등으로 웹보드게임 비중을 65%까지 낮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비밀방·고액 초기베팅 폐지 △포커 이용 하루 10시간내 제한 △모니터링 인원 2배 증원 등을 뼈대로 하는 사행화 방지 대책을 이달 안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황승흠 교수는 “한게임 포트폴리오를 바꾸려면 핵심인력을 웹보드게임 외의 장르에 배치해 죽기살기로 승부를 걸라고 엔에이치엔에 권했다”고 말했다.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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