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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기업들 덩치 커졌지만 ‘속 빈 성장’

등록 2009-05-20 22:30

매출·자산 증가율 추이/순이익·부채 비율 추이
매출·자산 증가율 추이/순이익·부채 비율 추이
한은 ‘2008 기업경영분석’
자산규모 늘었지만 부동산 가치 상승 큰몫
순익률 ‘반토막’…파생상품 거래 손실 증가
몸집은 커졌으나 맷집은 되레 약해졌다. ‘속 빈’ 성장에 그치고만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경영의 성적표다.

한국은행이 전국의 30만6131개 기업(모집단) 가운데 표본으로 추린 7097개 기업의 결산자료를 분석해 20일 발표한 ‘2008년 기업경영 분석(잠정)’ 자료는 우리나라 기업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 알맹이 빠진 매출·자산 증가 매출액과 자산규모 성장세는 단연 두드러졌다. 지난해 전체 산업 매출액은 2007년에 견줘 19.1%나 늘어나 95년(21.2%)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007년(9.5%)보다 두 배 높은 성장세다. 특히 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20.8%로 87년(22.6%) 이후 가장 높았다. 기업이 보유한 총 자산 규모도 1년 새 16.0%나 늘어나 통계가 작성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기업의 덩치가 훌쩍 커진 것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알맹이 빠진 외형 성장에 그쳤다는 게 바로 드러난다. 실제로 유형자산 증가율은 14.5%로 2007년(4.9%)의 3배가 넘었지만, 이 가운데 정작 생산능력과 관련된 기계설비 증가율은 2007년 3.1%에서 지난해 2.8%로 오히려 낮아졌다. 제조업의 경우 하락 폭(3.2%→1.9%)이 더 컸다. 이와는 반대로, 유형자산 중에서도 토지 및 건물 증가율은 자산 재평가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 등에 힘입어 2007년 4.1%에서 지난해 17.7%로 크게 높아졌다. 박진욱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기업의 자산규모 증가는 토지나 재고자산, 현금성 자산 증가에 주로 기인했다”며,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것도 판매 물량이 늘어나서라기보다는 환율이 크게 오르는 등 가격 변수의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 수익성·재무구조 큰 폭 악화 수익성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들이 거둔 매출액 대비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을 뜻하는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은 지난해 2.9%로 2007년(5.5%)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2001년(1.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제조업의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은 2007년 6.1%에서 지난해 3.1%로 낮아져 하락 폭이 더 컸다. 이는 우리나라 제조업체가 1천원어치를 내다 팔아도 정작 손에 쥔 몫은 고작 29원에 그쳤다는 뜻이다. 환율이 올라 외환차손도 늘어난데다가 ‘키코’ 등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입은 파생상품 거래 및 평가손실 규모는 매출액의 1.6%로, 2007년(0.2%)보다 그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기업이 거둔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지난해 322.9%로 2007년(363.2%)보다 4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도 2007년 37.9%에서 지난해 39%로 높아졌다.

재무구조도 눈에 띄게 나빠졌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비율은 130.6%로 2007년 말 현재 116.1%보다 14.5%포인트나 높아졌다. 2003년(131.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진욱 팀장은 “기업의 순이익은 줄고 있는데 각종 차입금과 회사채 발행은 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졌다”며, “부채비율 증가 속도가 좀 빠른 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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