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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게임한국’ 우연이 아니야

등록 2009-05-27 19:22

‘게임한국’ 우연이 아니야
‘게임한국’ 우연이 아니야
엔씨소프트는 연구개발비 연 1000억 이상
공짜게임·유료아이템 업계 마케팅도 주효
다양한 게임 즐기는 이들 많은 것도 한몫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1조원대 벤처 갑부로, ‘던전앤 파이터’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190만명 돌파, ‘아이온’은 발표 1주 만에 국내 첫 20만명 동시접속 달성…’

온라인 게임업계가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1분기 실적에서 나타난 게임업계 성적은 화려하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34억원, 영업이익 425억원, 순이익 335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고 실적을 냈다. 넥슨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509억원, 영업이익 1439억원, 순이익 278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엔에이치엔(NHN)의 한게임도 1분기에 1164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고, 씨제이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도 자사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태건 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본부장은 “게임 수출액이 지난해 10억6천만달러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15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50% 가까운 급성장이다.


한국 온라인게임 발달사
한국 온라인게임 발달사
‘불황에 잘나가는 산업’이라는 눈총을 받지만, 최근 게임업계 실적은 연구개발과 운영 노하우에서 비롯했다. 이는 국내만이 아니라 외국에서의 성과로 입증된다. 넥슨의 ‘던전앤 파이터’(네오플 개발)는 지난 19일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190만명을 돌파하며 ‘200만명’을 카운트다운 중이다. 중국에서 1위일뿐더러, 외국게임이 190만을 넘어선 것은 던전앤 파이터가 유일하다. 지난달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아이온’도 열띤 호응을 받고 있다. 아이온은 북미와 유럽으로 인기몰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게임산업은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 비중이 어느 산업보다 높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엔씨소프트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37%로, 2007년 기준 전체 상장기업에서 2년 연속 최고로 나타났다. 엔씨는 2007년 이후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쏟고 있다. 넥슨은 ‘허들 회의’라는 독특한 경쟁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허들 회의’는 개발·마케팅·운영 등 모든 팀의 책임자들이 모여서 각 단계마다 프로젝트의 지속, 보류, 중단을 평가하는 회의시스템이다.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기술과 운영 노하우도 적지 않다. 1996년 ‘바람의 나라’는 세계 첫 그래픽 온라인게임으로, 현재와 같은 화려한 온라인게임의 시초가 됐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프리스타일농구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내가 플레이하는 캐릭터와 나를 방어하는 선수말고도 나머지 선수들이 인공지능으로 제각각 동작하기 때문에, 한결 현실감이 높고 ‘짝퉁게임’을 만들기도 어렵다.

블루홀스튜디오가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300억여원을 들여 개발중인 ‘테라’는 새로운 액션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의 온라인게임에서는 주고받는 식으로 공격이 진행됐지만, 테라는 상대와의 거리나 방향에 따라 전투 진행이 계속 달라진다. 기존보다 20배 넘게 부하가 걸리지만, 반복성 플레이에 싫증난 게임 이용자들이 고대하는 기술이다. 온미디어가 바둑을 온라인게임으로 변형한 ‘바투’는 바둑의 현대화 및 게임화 시도로 괄목할 만하다. 조훈현 이창호 9단 등이 게이머로 나선 바투는 한·중·일 프로기사들과 게이머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이스포츠 리그의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게임업체의 다양한 마케팅 시도도 주효했다. 매달 사용료를 내는 정액제 온라인게임 위주의 시장에 넥슨은 처음으로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적용했다. 공짜로 게임을 이용하되, 특정 아이템을 얻으려면 소액결제로 구매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후 부분 유료화는 온라인게임의 대세가 됐다.

한국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은 독특한 개발환경에서 나온다. 한국은 미국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일본게임 ‘닌텐도’도 모두 성공하는 시장이다. 이런 여러 나라의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이용자들이 많은 게 국내 게임업계로서도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토양이 된다는 것이다.


과제도 많다. 이달 영국의 게임전문지 <디벨롭>이 발표한 세계 100대 게임개발사에는 넥슨이 19위, 엔씨소프트가 62위로 올라 ‘수모’를 모면했을 따름이다. 한국 온라인게임 기술은 서버와 네트워크 운용에서 강점이 있을 뿐 실감형 그래픽 기술 등은 미국이나 유럽 업체에 견줘 뒤진다. 김동건 넥슨 데브캣스튜디오 본부장은 “블리자드 같은 곳은 산학간 연구와 실험을 통해 게이머의 불편 요소를 제거하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내놓는다”며 “이런 게임 다듬기는 대규모 인력과 연구개발을 필요로 해서 자본력 싸움이 된다”고 말했다. 플랫폼이 온라인게임에 치중돼 있다는 점과 과몰입, 사행성 게임 등 역기능을 막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미흡한 것도 과제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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