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의료가 만나면…
애플 세계 개발자 대회 개최
스마트폰 이용 원격 진료 선보여
스마트폰 이용 원격 진료 선보여
‘삐삐(무선호출기)’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아직도 무선호출기를 사용하는 의사들이 있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 특성상 어떤 상황에서도 연락을 받기 위해서다. 응급실이나 산부인과 병동의 진료 체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정보기술이 등장해 해외에서 관심이 높다.
지난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의 세계개발자대회에서는 에어스트립의 아이폰용 환자 관찰 프로그램이 공개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연된 내용은 맥박·혈압·체온·호흡 등 환자의 몸 상태(바이탈 사인)가 아이폰(사진)에 그래프와 함께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각 그래프를 클릭하거나 기간을 설정하면 상세한 기록이 표시되는 것이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에어스트립은 피디에이와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산부인과용 프로그램도 만들어,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아 현재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산모와 태아의 몸 상태를 원격으로 관찰하고, 진료 기록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시연된 환자 모니터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의사가 환자의 임상적 정보를 원격으로 좀더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게 돼, 의사들이 병원 밖 활동에서 상당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이 의료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은 매우 밝다. 현재 환자의 활력징후를 원격 모니터링하는 수준에서 앞으로는 병원의 디지털 임상기록 일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의사가 스마트폰을 통해 환자의 엑스선 영상에 접근하는 게 기술적으론 문제가 없다. 보안장치와 의약당국 승인 같은 과제가 있지만, ‘유비쿼터스 진료’가 먼 얘기만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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