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방수디카 Z33WP
후지필름 방수디카 Z33WP
먼저 써봤어요 / 야외 수영장과 해수욕장이 문을 열었다. 바닷가나 수영장에 갈 때 사진 애호가들은 카메라를 빼놓지 않지만, 애지중지 소중한 나의 디카는 물과 상극이다. 물속에 있는 피사체를 멀리서 줌으로 당겨 찍을 수밖에. 아이들은 물을 보면 좋아 어쩔 줄 모르고, 분수 속으로 또 물속으로 뛰어든다. 햇빛이 쏟아지는 물속에서 아이가 헤엄치는 모습은 두고두고 추억거리가 될 법하다. ‘멈춰라. 그대는 그토록 아름다우니’ 생각이 드는 순간을 담고 싶지만, 카메라는 물이 두렵다. 물속에서 찍을 수 있는 후지필름의 보급형 수중디카 파인픽스 Z33WP를 써봤다. 여름휴가 때마다 수중 촬영을 위해 디카용 비닐팩을 사용해보고, 1회용 수중카메라를 써본 것에 비교하자면, 탁월하다. 1만원 안팎의 디카용 비닐팩을 씌워 물속에서 디카를 사용했을 때 카메라는 물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지만, 줌 렌즈나 셔터를 비닐 바깥에서 조작하기 힘들어 제대로 찍기 힘들었다. 1회용 수중카메라를 썼을 때는 화각도 초점도 조절할 수 없는데다 결과물도 현상 전엔 확인할 길이 없으니 디카에 길들여진 시대엔 불만이 컸다. 후지의 방수 디카는 배터리, 메모리카드 슬롯, 외부 연결잭을 한 곳에 모으고 방수패킹 커버로 밀폐시켜 물속에서 안심하고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3배 광학 줌렌즈는 보호유리 밑에서 작동하도록 했고, 물속에서 조작이 쉽도록 10개의 기능키를 배치했다. 6.9㎝(2.7인치)로 뒷면 거의 전체를 차지하는 넓은 엘시디 창은 물속에서 촬영을 돕는다. 감도는 1600, 셔터 속도는 1/1000초까지 지원한다. 물속에서 테스트를 해본 결과, 넓은 창과 눌러서 조작하는 버튼이 편리했다. 3m 방수 기능이기 때문에 스킨스쿠버가 아닌 일반적인 물놀이에서는 충분한 수준이다. 방수 기능에 특화됐지만, 110g의 무게와 작은 크기는 일반 디카로도 손색이 없다. 1000만 화소에다 얼굴 인식 기능을 갖췄고 초당 60프레임의 동영상 기능이 있다. 하지만 동영상의 줌 기능이 없고, 조그셔틀이나 다이얼 방식의 조작 버튼이 없다보니 사진을 찾거나 메뉴간 이동은 불편하다. 렌즈교환식 디카가 있지만 세컨드 디카를 장만하고픈 사람, 방수하우징을 살 만큼은 아니지만 물속 촬영을 꼭 해보고픈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동남아시아의 풀빌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커플들에겐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수중 디카라지만, 물놀이 공원에서 함부로 물속으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갔다가는 치한으로 몰릴 수 있으니, 주위의 오해를 사지 않도록 유념하는 것도 수중 디카 사용법이다. 값은 30만원 안팎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