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슈퍼 주변 226곳 조사
기업형 슈퍼마켓(SSM) 주변 소상공인은 열에 네 명꼴로 앞으로 반년을 버티기 힘들 정도의 경영난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54개 기업형 슈퍼마켓 주변 226곳의 소상공인을 방문 조사해 ‘현 경영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41.2%가 ‘6개월 미만’이라고 답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하루평균 매출은 기업형 슈퍼마켓 입점 전 161만7000원에서 입점 후 111만9000원으로 30.8%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 대부분(87.2%)은 향후 경영 상황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소상공인들은 기업형 슈퍼마켓의 주요 피해 요인으로 △덤핑판매 수준의 가격할인 △사은품 제공 등 과도한 호객행위 △무차별 전단지 배포 등을 꼽았다. 예를 들어 경남 창원의 ㅇ정육점은 삼겹살 100g당 1670원에 팔지만, 가까이 있는 한 기업형 슈퍼마켓에서 1주일에 한 번씩 특판 행사로 870원에 팔아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중기중앙회는 이런 실태를 감안해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조유현 중기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기업형 슈퍼마켓은 동네 슈퍼마켓, 전통시장과 100% 똑같은 상품을 취급해 골목상권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며 “대기업이 하는 슈퍼마켓과 동네 구멍가게는 원천적으로 공정경쟁이 불가능해 ‘대·중소 유통업 간 양극화 심화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합리적 제한 장치와 중소상인의 생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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