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생산목표…삼성과 LCD경쟁 ‘후끈’
엘지(LG)화학이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엘시디(LCD)용 유리기판을 자체 생산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엘지그룹은 엘시디 사업에서 유리기판(엘지화학)-패널(엘지디스플레이)-세트(엘지전자)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뤄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엘지화학은 오는 2012년 초 상업 생산을 목표로 경기도 파주 월롱 산업단지에 엘시디용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엘지는 우선 올 하반기부터 4300억원을 투자해 1호 라인 건설에 나서며, 전체 1조2000억원 이상을 들여 한 해 1700만㎡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3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엘시디용 유리기판은 엘시디 부품소재 가운데 20% 이상의 원가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미국 코닝 등 소수 업체들만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 기술을 통한 사업진출이 어려웠다.
엘지화학은 지난 2월 정밀·특수유리 분야에 기술력을 갖고 있는 독일 쇼트와 기술도입 계약을 맺고 유리기판 생산사업을 준비해왔다. 여기에 유리를 녹이는 공정에 석유화학 사업의 강점을 살릴 수 있고 유리가공 공정에는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사업 경험을 적용할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엘지화학 쪽은 설명했다. 엘지화학은 엘시디용 유리기판을 엘시디용 편광판, 2차전지에 이은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 2018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엘시디용 유리기판의 세계시장 규모는 올해 11조원으로 추정되며, 2018년에는 17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엘지화학이 유리기판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되면 엘시디 사업부문에서 삼성과 벌일 ‘맞수 경쟁’은 한층 더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엘시디 사업 부문은 삼성코닝정밀유리로부터 유리기판을 독점 공급받는 등 수직계열화를 이미 구축해놓고 있어 수급 및 시장대응에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원형 김회승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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