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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달아오르는 주식·상품시장…찬물 끼얹는 디플레 공포

등록 2009-08-05 13:47

 일본 도쿄 한 증권사 건물 밖에 니케이225지수가 4일 1.1% 오른 1462.61로 장을 마쳤다는 전광판 사인이 보이고 있다. 도쿄/ AP 연합
일본 도쿄 한 증권사 건물 밖에 니케이225지수가 4일 1.1% 오른 1462.61로 장을 마쳤다는 전광판 사인이 보이고 있다. 도쿄/ AP 연합
세계 경제 두 풍경

나스닥 종합지수 작년 10월이후 첫 2000 돌파
구리값 10개월만에 최고치…제조업도 회복세

3일(현지시각)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은 1.52% 상승한 2008.61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3월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꾸준히 부풀어오른 세계 증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100지수는 이미 지난해 9월 수준에 도달했다. 제임스 더니갠 피엔시파이낸셜서비스그룹의 수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은신처에서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며 “위험을 떠안으려는 욕망이 증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뉴스>에 말했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커지면서 몸을 사렸던 투자자들이 위험이 따르지만 더 높은 수익을 좇아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경기회복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시장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리 가격은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국제유가도 72달러 선을 넘보며 지난해 10월 수준에 도달했다. 석유와 구리, 밀 등 19개 품목으로 구성돼 원자재 가격의 지표로 쓰이는 로이터제프리 시아르비(CRB)지수는 지난 3월 저점을 찍은 이후 30% 넘게 상승했고, 지난해 12월 수준을 회복했다.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이제 태도를 바꾸면서 달러 가치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유로 등 6개 주요 통화에 견줘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3일 1.1% 하락한 77.451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경기회복의 증표로 풀이하고 있다.


기대감의 반영으로 자산시장과 상품시장이 먼저 달아올랐지만, 이를 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실물경제도 꿈틀거리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의 7월 제조업 활동은 11개월 만에 가장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유로존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구매자관리지수(PMI)를 기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4일 “세계의 제조업이 분명히 반등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 주요 경제권이 안정되고, 경기회복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일본 4개월째 물가하락, 독일 ‘단기 디플레’
고실업·임금하락, 집값 회복 지연 등 원인

199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 시카고대 교수는 “경제가 회복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협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에게 정치권의 압력에 휘둘리지 말고 재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3일 보도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과도하게 풀린 돈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세계경제는 아직 디플레이션(경기 하강 속 물가 하락)의 늪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세계 2대 경제국 일본에선 90년대 ‘잃어버린 10년’ 동안 겪었던 디플레이션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도지고 있다. 일본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7% 하락했다. 197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자 4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도 1999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0.6% 떨어졌다. 특히 독일에선 1987년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6%를 보이면서, 독일이 단기간의 디플레이션에 빠졌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최근 경기회복 기대감에 들뜬 세계가 불과 반년 전 가장 큰 두통거리 중 하나였던 디플레이션 공포를 거의 잊다시피 했지만, 디플레이션이 엄존하는 게 현실이다.

물가 하락의 이유는 한마디로 소비 부진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경제위기로 인한 높은 실업률과 실질임금 하락은 소비자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물가 하락 현상을 낳고 있다. 이는 다시 기업의 생산활동을 위축시켜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일본 노동자들의 6월 평균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1% 하락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실업률도 5.4%로 6년 만에 최고치다. 미국과 유로존의 실업률도 각각 9.5%, 9.4%를 기록했다. 또 상대적으로 빠른 세계 증시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에서 주택가격의 바닥 탈출이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금의 초저금리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불러올지 모르지만, 당장 디플레이션이 세계경제의 큰 골칫거리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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