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실적 보니
‘860억원 매출액 증가에 800억원 영업이익 증가, 이익률은 93%.’
최근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예상 매출목표와 영업이익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말 내놓은 ‘아이온’이 나라 안팎에서 본격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의 2분기 매출(국외 포함)은 13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3%가 증가한 475억원, 순이익은 451%나 늘어난 3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다. 이 회사가 2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실적 목표를 수정해 제시한 목표치는 이런 구조를 더 잘 보여준다. 엔씨소프트는 연초 제시한 매출액 5000억원을 5860억원으로 올리고,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매출액이 860억원 늘었지만 이 가운데 800억원이 고스란히 영업이익이 되는 구조다. 증가분만을 놓고 보면 93%의 이익률이다.
이런 높은 수익률은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엔씨소프트는 2006년 2분기만 해도 ‘오토어설트’ 같은 게임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화나 온라인게임과 같은 문화콘텐츠 사업은 전형적인 고위험·고수익 사업으로 성공 땐 높은 수익을 얻지만 실패하면 개발비 회수도 못한 채 접어야 한다. 초기에 엄청난 개발·제작비가 들지만, 성공해 제품을 추가 생산할 때 들어가는 단위생산비는 매우 낮다. 제작비를 회수한 이후에는 매출액 대부분이 영업이익이 되는 구조다. 영화는 필름만 더 복사하면 되고 게임은 서버와 네트워크 회선비만 늘리면 된다.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아이온은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이나 인력 증가 없이 서버만 늘려 서비스하기 때문에 매출 증가 대부분이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채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정부도 문화콘텐츠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완성보증제도나 금융지원 등을 통해 예측가능한 투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콘텐츠산업의 국외 진출을 돕기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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