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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원전건설 줄줄이…10년뒤 50조 ‘빚더미’

등록 2009-08-10 20:08

한국수력원자력 중장기 재무 전망
한국수력원자력 중장기 재무 전망
한수원 부채비율, 2020년께 488% 이를 전망
민간자금 조달·자기자본 확충 여부도 불투명
국내 원자력발전소 20기를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재무 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계속되는 신규 원전 건설로 앞으로 10년 뒤의 누적 차입금이 50조원에 육박하고 부채 비율이 지금의 5배로 불어나는 등 재무적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탓이다.

10일 한수원 내부자료인 ‘재무현안 및 대책 티에프(TF)팀 활동자료’를 보면, 지난해까지 70%대를 유지했던 한수원의 부채비율은 해마다 급격히 올라가 2020년께 488.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부채비율은 97.2%이다.

한수원의 부채비율 급증은 2020년까지 원전 건설에 쏟아부을 75조4000억원의 투자에 따른 것이다. 전체 투자비 가운데 37조4000억원이 신규 원전 건설에 들어간다. 현재 한수원은 올해 착공 예정인 신울진 1~2호기를 포함해 전체 8기의 원전을 동시에 건설하고 있으며, 지난해 마련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10기의 원전을 더 지어야 한다. 원전 1기를 짓는데 3조~4조원가량이 필요하며, 신규 부지 선정 등에도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이 들어가는 사업임에도 마땅한 자금조달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수원은 2020년까지 해마다 평균 5조6000억원가량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75조원의 투자금액 가운데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어려운 48조6000억원을 차입을 통해 조달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수원은 올해 회사 설립 뒤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밖에서 빌려왔으며, 올해 전체적으로는 3조3000억원을 차입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별다른 자금조달 대안이 없다면 한수원이 갈수록 빚더미에 올라앉은 ‘공룡 공기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력단가 조정으로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 판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도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원자력 발전 원가는 ㎾h당 경수로 33원·중수로 46원 정도지만, 올해 전력 판매단가 예상가는 33.11원이다. 전기를 팔아도 손해를 보는 원가 구조인 셈이다.

자금조달과 과다한 부채 문제와 관련해 한수원은 신규 원전 건설 때 민간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과, 기업공개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안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수원 노동조합은 지난달 국회에 “한수원을 정부가 직접 지분을 소유하는 공사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전력단가를 높이면 해결된다’는 식의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너무 낮게 책정된 전력단가를 높이고 원전 수출에서 성과를 거두면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자금 조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수원 관계자는 “전력단가 인상이 쉽진 않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헌석 청년환경센터 대표는 “무작정 원전을 늘리는 계획 때문에 공기업이 무리하게 부채를 지게 되는 모양새”라며 “원전 안전성 문제도 문제지만 과다한 공기업 부채는 결국 국민들이 부담을 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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