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텔레콤 T스토어 VS 애플 앱스토어
모바일 콘텐츠 사고파는 한국형 앱스토어 9일 문열어
무선데이터망 이용해야…비용부담이 활성화 걸림돌
무선데이터망 이용해야…비용부담이 활성화 걸림돌
“지혜를 파는 가게, 인연을 파는 가게, 고향을 파는 가게에서 이제 숨은 재능을 파는 가게가 문을 엽니다.”
애플 앱스토어의 성공으로 소프트웨어의 쓰임새와 가치, 정보기술(IT) 생태계의 중요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에스케이텔레콤(SKT)이 문을 연 한국형 모바일 콘텐츠 장터 ‘티(T)스토어’가 폐쇄적인 국내 모바일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티스토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애플처럼 개발자에게 매출의 70%를 주고, 30%만 에스케이텔레콤이 갖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1년에 10만원을 내면 개발한 콘텐츠를 티스토어에 올려놓고 스스로 가격을 정해 팔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아이폰처럼 특정 단말기와 이통사(미국의 경우 AT&T) 사용자만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100여종의 다양한 단말기와 다른 이통사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모바일 콘텐츠 개발자들은 이통사에 납품하고, 휴대전화 화면의 좋은 자리에 노출되기 위해 ‘높은 장벽’을 넘어야 했지만, 이제 누구나 제품을 등록하고 이용자의 선택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
티스토어가 개방형 콘텐츠 장터를 표방했지만, 넘어야 할 벽이 높다. 티스토어 앞에는 우선 폐쇄적이고 척박한 국내 모바일 콘텐츠 이용환경이 놓여 있다. 불편한 사용자 환경과 요금 부담은 풀어야 할 과제다. 티스토어는 콘텐츠를 구매한 뒤 에스케이텔레콤의 무선망 또는 개인용컴퓨터(PC)에 케이블을 연결해 휴대전화에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으나, 실제로 한국형 무선인터넷 표준인 위피(wipi) 기반의 일반 휴대전화에서 피시용 케이블을 통한 프로그램 내려받기는 불가능하다. 위피는 케이블을 통해 피시와 연결할 수 있지만 ‘확장성’이 없다. 주소록, 사진, 음악파일 등 정해진 포맷의 파일을 내려받는 용도뿐이다. 결국 에스케이텔레콤의 무선데이터망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데이터 요금 부담이 높다. 킬로바이트(KB)당 3.5원인 데이터요금 구조에서 최근 모바일 게임용량이 1~2메가바이트(MB)인 것을 감안하면 게임 하나에 통신료만 3500~7000원 수준이다. 무선랜을 쓰는 아이폰과 아이팟터치에서는 데이터 요금이 없다. 그동안 국내 이통사는 데이터요금 매출을 갉아먹을 우려 때문에 무선랜 기능을 뺀 채 휴대전화 단말기를 출시했다. 무선랜을 통해 손쉽게 비용부담없이 내려받아야 티스토어 활성화가 가능한데, 에스케이텔레콤이 공급한 단말기 중 무선랜을 쓸 수 있는 일반전화는 없다.
에스케이텔레콤의 한 관계자도 “열린 구조로 가야 모바일 콘텐츠 생태계가 성장할 것이란 장기적 판단에서 시작한만큼, 문제점들을 차츰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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