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산업의 대기업·중소기업 변화
대기업, 자동차 부품산업 수직계열화 강화
전체 매출중 완성차업체 계열사 비중 33%로 늘어
수출 비중 21.2% 불과…전문화 등 구조개편 필요
전체 매출중 완성차업체 계열사 비중 33%로 늘어
수출 비중 21.2% 불과…전문화 등 구조개편 필요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산업을 수직계열화하면서 비계열 부품업체들의 경영 성과가 악화하는 등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의 성장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를 극복하자면 전문화·대형화 등을 통해 다른 나라에 견줘 크게 떨어져 있는 수출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이 13일 내놓은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영 성과 분석과 새로운 성장 전략’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이 외부에서 부품을 조달해 오는 비율은 2007년 72%까지 늘었다가 2008년 68.1%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전체 부품업체 매출액에서 완성차 업체의 계열 부품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26%에서 2008년 33%로 늘어났다. 완성차 업체들이 수직계열화를 통해 핵심 부품을 내부에서 조달하며 빚어지는 현상이다. 이에 따라 계열 부품업체 영업이익률은 상향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비계열 부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은 외형적으로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매출액은 2003년 32조1194억원에서 2008년 49조5866억원으로 늘어났고, 금융위기 때 떨어졌던 생산·가동률도 올해 1분기 최저점을 찍은 뒤 회복세로 전환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금융위기 뒤 비용 상승, 납품경쟁 심화와 더불어, 시장개방과 저가 부품 수입 확대, 완성차 업체의 수직계열화 및 납품가격 인하 요구 등으로 자동차 부품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지난해 1차 자동차 부품업체 544곳의 재무 건전도를 분석해 보니, 부채비율이 평균을 넘고 유동비율이 100%에 못 미치는 위험군 업체가 전체의 32%에 이르렀다. 부품업체 가운데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업체들의 국내 납품액 비중이 2001년 43.6%에서 2008년 59%로 크게 오르는 등 중소 부품업체와의 경영 성과도 격차가 벌어졌다. 또 중국으로부터의 자동차 부품 수입이 2004년 4800만달러에서 2008년 6억7300만달러로 급증하는 등 외부에서 오는 위협도 커졌다.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 내수 중심의 산업 구조를 ‘수출지향형 성장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가동률이 회복세로 들어섰는데도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8.3% 줄어드는 등 수출 비중이 낮다. 생산량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21.2%에 불과해 일본(44.3%)·미국(46.7%) 등에 크게 못 미친다. 따라서 업체들의 전문화·대형화·모듈화를 위한 전략적 구조 개편을 통해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해 대학·지역 등을 연계한 종합지원 시스템 구축, 모듈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부품업체들 사이의 상생·협업 생태계 조성 등이 제시됐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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