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짜이’, 짝퉁 넘어 명품의 재탄생?
코트라 “단순모방서 혁신단계”
삼성(SAMSUNG)을 흉내 낸 ‘싼멍’(SANMENG), 애니콜(Anycall)을 흉내 낸 ‘애니캣’(Anycat)….
정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베끼고 로고까지도 엇비슷하게 단 중국산 모조품들은 이미 세계적인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흉내내기는 기발해도 제품의 질은 엉망인 경우가 많아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누리꾼들의 놀림감이 되기 일쑤다.
그러나 더이상 중국산 모조품을 조롱거리로만 삼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코트라와 특허청이 연 ‘중국 모조품 전시회’에 참가한 무역 관계자들은 “중국 모조품 산업을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의 한 단계로 파악하고, 보다 근본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산 모조품은 중국어로 ‘산자이’라고 불리며, 단지 모조품 자체가 아닌 모조품에 따른 사회·경제·문화적 현상 전체를 가리키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정덕배 특허청 상하이 파견관은 “요새 나오는 산자이 휴대전화는 단지 정품을 베끼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직접 내놓는 수준에 달했다”며 “단순모방으로부터 혁신단계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15일 중국 모조품 전시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코트라 본사에서 직원이 맥주 진품과 모조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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