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워터바에서 워터 어드바이저가 손님들에게 세계 각국 생수의 맛과 기능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워터바에서는 생수에 허브나 레몬을 띄워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물산업 특집]
세계 각국의 100여종 갖춘 생수 전문점 문열어
’워터 어드바이저’가 맛·효능 안내…유럽제품 인기
세계 각국의 100여종 갖춘 생수 전문점 문열어
’워터 어드바이저’가 맛·효능 안내…유럽제품 인기
‘워터바’를 아시나요?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들어 서울 강남·영등포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 세계 각국 100여종의 생수를 파는 전문 매장 워터바를 잇따라 열었다. 이 매장에서는 ‘워터 어드바이저’로 불리는 물 전문가가 고객들에게 다양한 물의 효능과 맛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와인바에 와인 소믈리에가 있듯이, 워터바에도 물 소믈리에를 배치한 것이다. 워터바와 워터 어드바이저는 애초 특급 호텔이나 서울 강남 지역 레스토랑에서 차별화된 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생겨났다. 고객들이 수십 또는 백여가지 생수 리스트에서 자신이 원하는 맛과 효능을 가진 물을 선택하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워터바 서비스를 하는 곳들은 10~100여가지 생수를 갖추는 게 일반적이다.
워터바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생수는 에비앙, 페리에, 휘슬러 등 유명 수입 브랜드들이다. 또 이름은 생소해도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탄산수나 해양심층수, 빙하수 등의 인기도 높다. 특히 유럽 브랜드들을 찾는 이들이 많다. 유럽에선 물을 사 마시는 문화가 일찌감치 보편화된 까닭에 다양한 맛과 효능을 지닌 다양한 생수 제품들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수입 생수들은 가격이 만만찮은 제품들도 수두룩하다. 독일산 슈타틀리히 화킹앤은 괴테가 즐겨 마셨다는 미네랄 탄산수인데 750㎖에 1만5000원이다. 또 마돈나가 즐기는 노르웨이산 암반수 보스워터는 빙하가 녹아내린 물이 암반퇴적층에 스민 것을 생수로 만들었는데 375㎖에 5500원이다. 이밖에도 이탈리아산 옥시자이저는 500㎖에 5800원, 캐나다산 빙하수인 10bc는 750㎖에 1만5000원이다.
최근에는 젊은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위한 물을 찾으면서 베이비워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비워터는 물에 녹은 산소량이 많아서, 물을 끓이지 않아도 분유가 잘 녹는 게 특징이다. 오스트리아 생수인 와일드알프 베이비워터는 500㎖에 5000원으로 고가이지만, 물 제품의 특성상 지속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다.
이밖에도 국산 시에나워터처럼 물 분자를 보통 물보다 작게 만들어서 수분 흡수가 빠르게 이뤄지도록 만든 기능성 생수 등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 있다. 심해 200m 이상 깊은 바다에서 길어올린 물에서 염분만을 제거해 바닷속 미네랄이 풍부한 해양심층수는 꾸준한 스테디셀러다.
이처럼 고급 생수 시장이 커지면서 생수는 추석 선물세트로도 등장했다. 하이트-진로 그룹 산하의 석수와퓨리스에서는 이번 한가위를 앞두고 ‘프리미엄 미네랄워터’ 선물세트를 지난 18일 선보였다. 선물세트는 프리미엄 탄산수 디아망 네 병과 해양심층수 아쿠아블루 한 병으로 구성돼 있으며, 판매가는 9000원이다. 고급 수입생수인 보스워터, 슈타틀리히 파킹앤도 선물 세트가 나와 있다. 또 에스케이임업의 자작나무 숲에서 채취한 자작나무수액을 음용수로 만든 이로수는 500㎖ 2병을 묶어 3만2000원 세트로 판매된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워터바의 박환상 물 어드바이저는 “수입 생수 가운데 프랑스와 이탈리아산의 인기가 제일 높은 편”이라며 “일본 시부야에도 커피전문점처럼 운영되는 생수전문점이 들어서는 등 세계적 추세에 따라 우리도 다양한 맛과 효능의 물을 찾는 고객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페트병 생수시장 부동의 1위
‘제주삼다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생산해 농심이 판매하는 먹는샘물(생수)로 지난 1998년 첫선을 보였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물을 쓰는데, 한라산 일대에 내린 빗물이 화산 현무암층을 통과한 암반수이다. 이런 자연 정수 과정에서 천연 미네랄 성분이 녹아들어간데다 물맛이 깨끗하고 부드러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회사 쪽은 설명한다. 제주삼다수는 페트병 제품으로만 나오는데, 페트병 생수 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농심은 제주삼다수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후생성의 먹는샘물 수질검사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또 오존 소독을 하지 않아 발암추정 물질인 브롬산염이 생길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중 유통 생수에 대한 환경부 검사에서 국제 기준치 이상의 브론산염이 검출돼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환경부는 애초 법정 수질검사 기준치에 브론산염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가, 이달 들어 이를 추가했다.
농심은 제주삼다수를 기반으로 음료 부문 매출을 지난해보다 40% 이상 확대할 계획을 잡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1998년 시장 진입 두 달만에 페트병 시장을 석권했고, 올해 들어서는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생수 시장에도 도전해 지난 해 10월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는 홍콩과 동남아 지역에 수출을 확대하는 등 세계적인 글로벌 먹는샘물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소백산맥이 뿜은 천연 암반수의 맛
하이트-진로 그룹은 2006년 진로의 석수와 하이트의 퓨리스 사업을 합쳐 생수 전문기업 석수와퓨리스를 출범시켰다. 석수와 퓨리스가 주력 제품인데, 페트병과 사무실·업소용 18.9ℓ 대형 말통 등으로 유통되고 있다.
석수는 충북 청원국 소백산맥 지역 지하 200m 천연암반수를 미네랄이 살아있는 생수로 생산한다. 이 물은 10여종의 천연 미네랄이 들어 있는데다 물에 녹아 있는 산소량이 많은 게 특징이다. 퓨리스는 ‘왕의 물’이라는 별칭을 가진 충남 연기군 전의면 물을 정수 처리해 만든다. 이곳에는 전의초수라는 약수가 있는데, 세종대왕이 평소 눈병으로 고생하다가 이 약수를 길어다 마셨더니 눈병이 나았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아쿠아블루는 450㎖와 1.5ℓ 페트병으로 판매하는 프리미엄급 해양심층수다. 강원도 양양 앞바다에서 17.5㎞ 떨어진 동해에서 수심 1032m 깊은 바닷속 물을 길어올려 생수로 만든다. 50여종의 천연 미네랄이 들어 있고 체액과 유사한 약알칼리수로 신체흡수가 빠른 게 특징이다.
디아망은 프랑스로 다이아몬드라는 뜻을 지녔는데, 패션과 미용·건강을 중시하는 여성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천연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된 탄산수로 톡 터지는 탄산이 상쾌한 청량감을 제공한다. 330㎖와 750㎖ 제품이 있으며, 은은한 라임향이 느껴지는 디아망라임도 나와 있다.
코카콜라가 내놓은 ‘핑크색 뚜껑’
한국코카콜라는 올해 들어 ‘휘오제주V워터플러스’를 새로 선보였다. 화산현무암층을 통과한 제주도 암반수에 몸에 좋은 칼륨 성분을 더한 제품이다. 코카콜라의 글로벌 생수 브랜드인 ‘휘오(Vio)’에 제주 샘물의 바나듐 성분과 화산섬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브이(V)’를 넣어 결정했다. 젊은 감각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청정수를 강조한 투명한 페트병에 핑크색 마개 등을 황용해 화사한 분위기를 살렸다.
한국코카콜라는 제품 샘플을 돌리거나 예술 공연에서 시음회 등을 열어 소비자들에게 휘오제주V워터플러스를 알릴 예정이다. 500㎖, 2ℓ 두 가지로 나오는데 농심 ‘제주삼다수’와 마찬가지로, 제주특별시자치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있다. 한국코카콜라는 판매를 담당한다.
한국코카콜라는 올해 들어 글라소 비타민워터도 내놓았다. 혼합음료로 팔리는 동시에 기능성 물로 분류돼 생수 코너에도 등장하는 특이한 상품이다. 비타민, 미네랄, 칼슘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을 함유하면서, 나트륨, 합성착색료, 보존료, 인공감미료 등을 뺀 웰빙 콘셉트 음료다. 미국에서는 건강이라는 화두를 잃지 않으면서도 원색으로 맵시있는 특성 때문에 유명 인사나 헐리우드 스타들이 들고다녀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국코카콜라는 ‘순수’라는 브랜드로 일반 생수 시장에도 꾸준히 참여해왔다.
칼슘·마그네슘…천연 미네랄이 골고루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는 아이스(ICE)와 오아시스(OASIS)의 합성어로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풍부해서 맛이 좋고 시원한 느낌이 온몸에 전해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아이시스는 큰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청원군 미원면, 양주시 남면 감악산 등의 지역에서 지하 150~200m 천연 암반수를 길어올려 만든다. 칼슘, 마그네슘 등 천연 미네랄이 골고루 포함된 게 특징이다. 롯데칠성은 국가 공인기관인 경희대 환경연구소의 52가지 수질 검사를 거쳐 아이시스를 생산하고 있다.
아이시스는 1997년 페트병 제품으로 처음 나왔고, 98년부터는 사무실·업소용 18.9ℓ 제품도 판매한다. 아이시스 브랜드는 ‘깨끗함을 마시는 특권’을 컨셉트로 내세웠고, 지난 2007년부터는 피겨 스케이팅 스타 김연아를 모델로 한 방송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최근엔 군인공제회와 손잡고 비무장지대(DMZ) 수원지를 확보해 프리미엄 생수 ‘롯데 아이시스 DMZ 2km’를 출시하기도 했다. 비무장지대는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물이 깨끗한데다 천연미네랄도 풍부하다. 프리미엄급인 아이시스 백두산샘물도 판매되고 있다.
롯데칠성은 프랑스 다농의 생수 브랜드 에비앙과 볼빅을 수입 판매하는 한편, 지난해부터는 해양심층수인 블루마린을 내놓고 고급 생수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바텐더, 여기 생수 한 병”…‘워터바’가 뜬다
페트병 생수시장 부동의 1위
‘제주삼다수’
석수
‘휘오제주V워터플러스’
아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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