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유 가격 추이
달러 약세로 투기자본 몰려…주말부터 주유소 반영
달러 약세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며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값도 이번 주말부터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2.25달러(2.8%) 오른 배럴당 81.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달러 약세에 더해 미국의 석유 재고량이 예상보다 줄었다는 소식이 영향을 끼쳤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 달러화의 가치 하락과 투기자본의 석유시장 유입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품은 유동성이 달러 대신 원유에 몰려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시장연구실장은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 3분기 실적이 확정되면, 시장에서 실제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느냐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는 더욱 상승하거나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아직 수요가 충분히 따르지 못해 조정받을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의 상승세로 최근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휘발유값도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국내 제품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말부터 휘발유값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수도권 일부 지역의 주유소에선 이번주부터 휘발유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 정보사이트인 오피넷 집계로는,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20일 ℓ당 1613.65원에서 21일 1615.17원, 22일엔 1615.50원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