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권주 전액 인수…지분 70%로
제너럴모터스(GM)가 지엠대우 회생을 위해 5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내놨다. 애초 약속한 2500억원의 갑절 규모로, 지엠대우의 자금난도 일단 한 고비를 넘게 됐다.
지엠대우는 23일 491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증자는 지난 1차 유상증자에 어떤 주주도 참여하지 않아 발생한 실권주를 지엠대우의 최대주주인 지엠이 전액 인수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지엠대우는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될 자금을 만기 채무 상환 등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마이크 아카몬 지엠대우 사장은 “이번 유상증자로 지엠대우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유동성 및 재무 상황은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증자로 지엠 50.9%, 산업은행 27.9%, 스즈키자동차 11.2%, 상하이자동차 9.9%였던 지분 비율은 지엠 70.1%, 산업은행 17%, 스즈키자동차 6.8%, 상하이자동차 6.0% 등으로 바뀐다. 닉 라일리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엠의 글로벌 사업 영역에서 지엠대우의 비중과 중요성을 크게 인정한 사례”라며 “지엠대우는 지속적으로 ‘뉴 지엠’의 글로벌 성공에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지엠대우는 지엠의 중국 생산기지를 뒷받침하는 단순 하청기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일단 지엠이 지엠대우의 유상증자에 전액 참여함에 따라 지엠 쪽에 ‘지엠의 생산물량 보장, 라이선스 공유, 최고 재무책임자 선임’ 등 지엠대우의 장기생존 방안을 요구했던 산은 쪽 압력은 당분간 힘을 받지 못하게 됐다. 닉 라일리 사장은 “필요하다면, 보다 장기적 차원의 자금 상황과 관련한 추가적인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엠대우 쪽은 “채권은행이자 2대주주로서 산은과는 발전적인 협의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일단 지엠이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산업은행이 지엠대우의 장기 생존방안을 위한 안전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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