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경제] 아하 그렇구나
중국선 ‘촹예반’으로 불려…업종 선두기업 중심 상장
성장성·안정성 뛰어나…한국 투자자 직접 투자 안돼
중국선 ‘촹예반’으로 불려…업종 선두기업 중심 상장
성장성·안정성 뛰어나…한국 투자자 직접 투자 안돼
중국판 나스닥인 ‘차스닥’(창업판·Chi-Next)이 지난 30일 성공리에 첫 거래를 마쳤습니다. 차스닥에 상장된 기업은 모두 28개인데 상장 첫날부터 모든 기업의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하루 만에 주가가 세 배로 뛴 곳도 있습니다. 선전거래소가 운영하는 차스닥은 등락률이 20% 이상이면 30분 동안 거래를 중단하고, 또 추가적으로 50% 넘게 오르면 다시 30분 거래를 멈추는데, 이날 모든 종목이 한 번씩은 거래가 중단될 정도였습니다.
차스닥은 한국에서 편하게 부르는 이름이고, 중국에서는 ‘촹예반’(創業板)이라고 합니다. 차스닥 개설 준비가 시작된 것은 1998년부터이지만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와 벤처기업 부재 등의 이유로 개설이 계속 미뤄져 왔습니다. 올해 5월 선전거래소에서 문을 열기로 결정하고 기업공개(IPO) 심사가 진행됐고, 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이 공모를 했습니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폭등한 것은 상장 기업들이 그만큼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 나스닥처럼 첨단기술, 고성장, 신비즈니스 모델의 기업을 중심으로 차스닥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상장 기준은 우리 코스닥시장과 비슷합니다. 상장 심사를 끝낸 188개 기업 가운데 28개만 우선 상장하기로 했는데, 누가 봐도 우량기업들만 먼저 상장시킨 것이죠. 중국 정책 당국의 차스닥에 대한 각별한 기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정보기술과 바이오 분야의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업종 선두기업들이 두루 포진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영화·미디어업체인 ‘화이형제’가 상장됐고, 최대 농기구 업체도 있습니다. ‘아이얼안과’는 중국 최대 안과병원 체인이고, ‘이브 에너지’는 중국 최대의 리튬전지 업체입니다. 상장기업들의 매출액과 순이익 증가율이 대략 30~40%로, 성장성과 안정성 모두 우수합니다. 차스닥 상장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55.7배나 됐으나, 높은 성장성으로 주가가 더 뛰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 추가 상장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당국은 해마다 50~100개의 기업을 차스닥에 상장시킬 계획입니다.
한국 투자자가 차스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면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QFII) 자격이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중국 본토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차스닥에 투자하면 펀드 가입을 통해 투자에 나설 수 있습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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