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 추이
10월 점유율 6%대로 하락
도요타·빅3는 상승세 지속
도요타·빅3는 상승세 지속
금융위기 속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을 계속했던 현대·기아차의 돌풍이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반면 도요타, 포드 등 현대·기아차의 경쟁 상대들은 본격적으로 점유율 늘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8일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전문기관인 와즈 오토(Ward’s Auto) 자료를 보면, 10월 미국 시장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83만5925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서는 비슷하나, 지난 달에 견주면 12%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 9월까지 미국 자동차 시장 수요를 이끌었던 ‘폐차 지원 현금보상’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판매가 늘었던 셈이다. 특히 올해 1~10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5% 가까이 줄어드는 등 불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한 10월 판매량은 시장의 ‘회복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이 가운데 전체 5만3495대를 팔아 6.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하면 크게 늘었지만, 지난 달에 견주면 0.7%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 다른 업체들이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주춤하는 사이 크게 올렸던 점유율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고객이 실직할 경우 차를 되사주는 등 파격적인 보상 프로그램으로 지난 8월 미국 시장 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폐차 지원 현금보상 프로그램 종료 등이 맞물리며, 그 뒤 석 달 동안 점유율이 6%대까지 내려앉았다.
반면, 경쟁 상대들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적자에 힘겨워하던 도요타자동차는 10월 지난 달에 견줘 판매량을 20% 가까이 늘리며 18%대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포드자동차 등 미국의 ‘빅3’ 업체들도 그 동안 깎였던 점유율을 45%대로 회복했다. 북미시장 ‘전통의 강자’들의 회복세는 현대·기아차에는 꾸준한 위협이 될 조짐이다. 최근 인도를 방문했던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판매 확대만이 살 길”이라며 마케팅 강화를 주문한 이유는 마케팅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으로 읽히고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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