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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밝게 더 밝게’ 디카의 진화

등록 2009-11-09 22:17

시그마 판매 렌즈 중 ‘밝은 렌즈’ 비중
시그마 판매 렌즈 중 ‘밝은 렌즈’ 비중
어두워도 선명하게 찍히는 밝은 렌즈 인기
초고감도 디카 개발, 조명없이 촬영 가능




“더 많은 빛을 나에게…”

세계적인 문호 괴테가 숨지며 마지막으로 남겼다는 이 말은 카메라를 든 모든 이에게도 절실한 바람이다. 사진과 카메라가 각각 ‘빛으로 그리는 그림’(photo+graphy) ‘캄캄한 방’(camera obscura)이라는 어원을 갖는 데서 드러나듯, 사진은 빛을 다루는 예술이다. 더 많은 빛이 있어야 좀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 사진 기술은 괴테의 마지막 소원을 향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카메라 설정의 기본 요소인 셔터 속도, 조리개 값, 감도는 결국 빛을 얼마나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을 의미한다. 카메라와 렌즈를 고를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항목이기도 하다. 빛이 부족한 곳에선 사진 촬영이 어렵기 때문에 삼각대나 스피드라이트(플래시)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인공조명 없이 눈에 보이는 대로 찍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다. 어두운 곳에서 눈동자의 홍채가 넓어지듯, 좋은 렌즈는 어둠 속에서 조리개를 연다. 더욱이 공연장처럼 플래시를 터뜨릴 수 없는 곳에서 밝은 렌즈와 높은 감도의 카메라가 있으면, 주위를 훼방하지 않으면서 어둠과 빛을 함께 담은 자연스런 촬영이 가능하다.

최근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DSLR)가 확산되면서 ‘밝은 렌즈’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국내에서는 밝은 렌즈에 대한 선호가 유난스러울 정도다. 밝은 렌즈란 홍채 구실을 하는 조리개를 넓게 벌려서,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렌즈를 말한다. 조리개 최대 개방값(F)이 낮을수록 밝은 렌즈이고, 값도 크게 올라간다. 50㎜ 렌즈의 경우, F1.8 렌즈가 10만원대 초반인데, 한 단계 밝은 F1.4 렌즈는 30만원대다. 비싼 값에도 밝은 렌즈에 대한 국내 카메라 사용자들의 선호도 증가 추세는 뚜렷하다. 대표적인 렌즈 전문회사 시그마의 경우, 국내 판매량에서 밝은 렌즈(F1.4~2.8)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20%에서 2007년 35%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에는 56%로 높아졌다. ‘삼식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시그마30㎜ F1.4 렌즈의 경우 대기 수요가 많아 중고시장에 물건이 나오자마자 새 주인에게 팔려나간다.


캐논 40디 디지털카메라를 써서, 감도 800 때 일반 렌즈와 밝은 렌즈를 비교했다. 왼쪽은  캐논 18~55㎜ 렌즈로 조리개(F) 5.6, 셔터속도 1/30초로 촬영했으며 오른쪽은 캐논 24~70㎜로 조리개 2.8, 셔터속도 1/125초로 찍었다. 왼쪽보다 오른쪽 사진이 아웃포커스 현상이 심한 것을 볼 수 있다. 같은 환경에서 밝은 렌즈를 쓰면 셔터속도가 빨라져 촬영 때 흔들림을 방지하고 아웃포커스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 주제를 부각시킬 수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캐논 40디 디지털카메라를 써서, 감도 800 때 일반 렌즈와 밝은 렌즈를 비교했다. 왼쪽은 캐논 18~55㎜ 렌즈로 조리개(F) 5.6, 셔터속도 1/30초로 촬영했으며 오른쪽은 캐논 24~70㎜로 조리개 2.8, 셔터속도 1/125초로 찍었다. 왼쪽보다 오른쪽 사진이 아웃포커스 현상이 심한 것을 볼 수 있다. 같은 환경에서 밝은 렌즈를 쓰면 셔터속도가 빨라져 촬영 때 흔들림을 방지하고 아웃포커스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 주제를 부각시킬 수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밝은 렌즈를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고도 안정적인 셔터 속도를 확보해 흔들림 없이 촬영할 수 있다. 국내에서 특히 밝은 렌즈에 대한 선호가 높은 이유는 ‘배경 날리기’(아웃포커스) 효과 때문이다. 조리개를 F1~F2까지 열 수 있는 렌즈는 초점이 맞는 범위(피사계 심도)가 얕아, 얼굴에 초점을 맞추면 배경은 흐리게 처리된다. 찍고자 하는 피사체만 강조되고 나머지는 뭉개지기 때문에 대상을 두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콤팩트 디카로는 구현이 힘들기 때문에, 렌즈교환식 디카와 밝은 렌즈를 찾게 만드는 ‘디카 지름신’의 포인트다. 사진을 주로 피시나 피엠피(PMP)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 감상하는 환경 변화도 밝은 사진을 찾게 만드는 요인이다. 선명하고 높은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기기에서 어둡게 나온 사진은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

최근 전문가용으로 나오는 디지털 카메라는 필름을 쓰던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던 초고감도를 지원하며, 암흑 속에서의 촬영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니콘과 캐논은 감도 ‘ISO 12800’을 지원하며, 확장 시에는 ‘ISO 102400’까지 지원하는 전문가용 카메라인 D3S와 1D 마크IV를 잇따라 선보였다. ISO 102400은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별도의 조명 기구나 삼각대 없이 촬영이 가능한 수준이다. DSLR 카메라는 물론, 콤팩트 카메라도 최근 출시되는 모델은 노이즈 발생이 적으면서도 ISO 1600 정도의 고감도를 지원하는 추세다.

니콘이미징코리아 마케팅팀 김동국 과장은 “초고감도를 지원하며 노이즈가 적은 카메라가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주변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밝은 사진을 촬영하고 싶은 욕구가 국내 사용자들에게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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