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오텔레콤의 김성수(53) 사장
“말이 좋아 파트너…머슴일 뿐
특허소송 해봤자 중소기업만 골병” 대기업 협력업체 사장들이요? 말이 좋아 사장이지, 머슴이에요.” 모바일콘텐츠업체인 서오텔레콤의 김성수(53) 사장은 요즘 들어 부쩍 ‘바깥’출입이 잦아졌다. 대-중소기업 협력과 관련된 공청회나 토론회가 있으면, 어김없이 방청석에 앉아있는 그를 만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엘지텔레콤과 겪고 있는 특허분쟁 탓에 살이 5㎏나 빠졌지만, 그럴수록 김 사장은 더욱 “악에 받친다”고 털어놨다. “기본적으로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아요. 청와대 모임에 참석하는 중소기업인들은 다 대기업 임원출신이거나 총수 인척들이 하는 1차 협력업체들입니다. 당연히 사이가 좋지요. 하지만 2차 협력업체부터는 말할 수 없는 수모를 당합니다.” 김 사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로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의욕을 꺾어있다고 말한다. 김 사장은 “대기업들은 기술자료를 받은 뒤 특허 범위를 교묘히 피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며 “또 공동개발을 하더라도 기술을 다른 협력업체에 넘겨 경쟁을 시키고, 결국 납품단가를 깎는 수단으로 악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특허분쟁이 발생했을 때, 중소기업이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소기업의 특허관리가 허술한 데다가 특허 전담부서까지 두고 있는 대기업이 그 헛점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또 소송이 진행돼도 3~5년을 끌기 때문에 그 사이에 중소기업은 망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을 개발해서 납품을 하게 되더라도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김 사장은 “단말기 개발회사를 차린 한 친구는 재벌기업로부터 제품개발 의뢰를 받아 생산까지 끝냈는데, 원래 받기로 한 금액의 절반만 받았을뿐”이라며 “회사 앞에서 시위까지 생각했지만 나중에 받을 불이익이 두려워 속만 끓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도움없이 완제품 하나 만들수 있을 것 같나요? 몇몇 대기업이 저렇게 세계 최고기업으로 서기까지는 많은 중소기업의 기술과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김 사장은 “돈 때문에 이번 분쟁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많은 중소기업이 겪은 설움과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특허소송 해봤자 중소기업만 골병” 대기업 협력업체 사장들이요? 말이 좋아 사장이지, 머슴이에요.” 모바일콘텐츠업체인 서오텔레콤의 김성수(53) 사장은 요즘 들어 부쩍 ‘바깥’출입이 잦아졌다. 대-중소기업 협력과 관련된 공청회나 토론회가 있으면, 어김없이 방청석에 앉아있는 그를 만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엘지텔레콤과 겪고 있는 특허분쟁 탓에 살이 5㎏나 빠졌지만, 그럴수록 김 사장은 더욱 “악에 받친다”고 털어놨다. “기본적으로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아요. 청와대 모임에 참석하는 중소기업인들은 다 대기업 임원출신이거나 총수 인척들이 하는 1차 협력업체들입니다. 당연히 사이가 좋지요. 하지만 2차 협력업체부터는 말할 수 없는 수모를 당합니다.” 김 사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로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의욕을 꺾어있다고 말한다. 김 사장은 “대기업들은 기술자료를 받은 뒤 특허 범위를 교묘히 피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며 “또 공동개발을 하더라도 기술을 다른 협력업체에 넘겨 경쟁을 시키고, 결국 납품단가를 깎는 수단으로 악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특허분쟁이 발생했을 때, 중소기업이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소기업의 특허관리가 허술한 데다가 특허 전담부서까지 두고 있는 대기업이 그 헛점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또 소송이 진행돼도 3~5년을 끌기 때문에 그 사이에 중소기업은 망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을 개발해서 납품을 하게 되더라도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김 사장은 “단말기 개발회사를 차린 한 친구는 재벌기업로부터 제품개발 의뢰를 받아 생산까지 끝냈는데, 원래 받기로 한 금액의 절반만 받았을뿐”이라며 “회사 앞에서 시위까지 생각했지만 나중에 받을 불이익이 두려워 속만 끓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도움없이 완제품 하나 만들수 있을 것 같나요? 몇몇 대기업이 저렇게 세계 최고기업으로 서기까지는 많은 중소기업의 기술과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김 사장은 “돈 때문에 이번 분쟁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많은 중소기업이 겪은 설움과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