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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햅쌀 빚은 막걸리로 세계화 빚을까

등록 2009-11-18 22:14

막걸리 수출액 추이
막걸리 수출액 추이
19일부터 나흘간 코엑스서 막걸리엑스포
시음·누룩빚기·술거르기 등 다양한 행사
하얀 사발에 찰진 막걸리가 찰랑거린다. 반지라운 우리 햅쌀로 빚은 막걸리는 아이 속살처럼 보얗다. 19일 전국 15개 술도가는 햅쌀로 정성스레 빚은 햇막걸리를 선보였다. 5대째 술을 빚는 배다리술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막걸리 맛에 반해 청와대 만찬주로 인연을 맺었다는 대강양조장 등 유명 술도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막걸리가 유행하면서 우리술의 문화적 가치를 돌아보려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와인이 프랑스·서구 문화로서 수입되고 상품화되는 데 견줘, 우리술의 역사나 전통은 그냥 사장되는 데 착안한 것이다. 현재 막걸리 술도가는 전국적으로 780곳에 이른다. 영세한 곳도 많지만 여러 대를 이어와 얘깃거리를 가진 곳도 적지 않다.

햅쌀 막걸리도 이런 흐름에서 탄생했다. 지난 10월 우리술 인문 강좌를 내건 ‘막걸리 학교’가 문을 열었는데, 이 학교가 아이디어를 내고 유명 술도가들이 힘을 합쳐 ‘햇막걸리’를 맛보는 행사를 준비한 것이다. 햇포도주 ‘보졸레 누보’에 밀리지 않을 햇막걸리를 키워보자는 아이디어였다. 정부도 반색해 농림수산식품부 등이 후원하고 있다. 막걸리 학교의 허시명 교장은 “막걸리 산업이 성장하려면 생산·유통업자들의 몫도 있지만, 와인 문화처럼 막걸리의 문화적 가치와 지식을 즐기는 소비자의 몫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올 한해 막걸리 열풍에 불을 지핀 것은 일본 관광객들이었다. 한류 드라마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 문화와 음식에 호기심을 가졌던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국 문화 체험의 하나로 막걸리 마시기를 꼽았다. 투명한 ‘사케’와 달리 텁텁하고 걸쭉한 탁주의 색다른 맛에 주목한 것이다. 이들은 서울 유명 백화점에서, 호텔에서, 비행기 기내에서 막걸리를 찾았고, 뒷골목 서민 술이었던 막걸리는 덕분에 변신을 거듭하게 됐다. 어찌보면 ‘막걸리의 재발견’은 엔고와 일본인 관광객 열풍에 어느 정도 빚진 셈이다.

덕분에 막걸리 고급화는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렸다. 막걸리는 발효주로 살균을 하면 최대 9개월까지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지만 탄산이 살아있는 생막걸리의 맛이 떨어지는 게 큰 흠이었다. 그러다보니 막걸리는 동네 술도가에서 소량을 빚어 인근 지역만 유통시키는 영세한 사업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국순당이 효모제어기술로 유통기한을 열흘에서 한달로 늘려 전국구 막걸리에 도전하고 있다. 고봉환 국순당 홍보팀장은 “막걸리는 1960년대 주류 소비의 80%를 차지했던 국민주였지만, 지금은 막걸리와 약주를 합쳐 3.6%에 불과하다”며 “서울 홍대앞 막걸리 전문바가 생기는 등 막걸리 이미지 자체가 바뀌고 있어 이젠 새로운 단계를 꿈꿔볼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막걸리와 한식의 행복한 궁합을 꿈꾸고 있다. 막걸리는 현재 남아도는 우리쌀의 주요 소비처로도 주목받는 상황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은 19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걸리 엑스포’를 연다. 이 행사에서 관람객들은 누룩 빚기, 술 거르기를 직접 해볼 수 있고 30개 업체 150가지 다양한 막걸리 맛을 체험할 수도 있다.

정세라 김성환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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